서울대 커트라인 높게 조작해 유포한 '비겁한 재수생'

입력 2015-03-08 21:08  

경쟁자 지원 줄여 합격 노려


[ 홍선표 기자 ] 서울 서초경찰서는 다른 수험생의 하향 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능 성적표를 위조하고 부풀려진 서울대 합격 커트라인 점수를 퍼뜨린 혐의(공문서 위조 등)로 대학생 황모씨(24)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발표했다.

서울 소재 대학 경영학과 4학년생인 황씨는 지난해 12월22일 유명 입시 사이트인 ‘오르비스 옵티무스’에 위조 수능 성적표를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같은달 19일 시작된 서울대 정시전형 원서접수 직전 “나와 내가 속한 수험생 카페 회원 70여명이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으며, 서울대 경영학과와 사회계열에 지원할 것”이란 글을 해당 사이트에 올렸다. 또 이로 인해 경영학과와 사회계열 합격선이 각각 수능 표준점수(800점 만점) 기준 531점과 528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에 다른 수험생은 황씨가 언급한 70여명의 수험생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인물일 것이라며 황씨가 본인의 합격을 위해 다른 수험생의 하향 지원을 유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황씨는 사이트 게시판에 자신의 수능 성적표를 게시했지만 이 역시 직인이 위조된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고 위조된 성적표를 받아 올린 ?rdquo;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지난 수년간 서울대 정시 모집단위 중 합격선이 가장 높았던 경영학과가 올해 입시에선 인문계열과 사회계열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다만 이런 현상은 수능이 쉽게 출제돼 최상위권 학생들이 하향 지원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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