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30대 개발자 A씨는 3~4년 전만 해도 잘 나가는 게임사에서 대작 온라인게임을 개발했다. 하지만 만들던 게임의 국내 서비스가 불투명해지면서, 모바일게임부서로 옮겼다. 출시한 모바일게임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지금은 회사를 옮겨 또 다른 모바일게임을 개발 중이다. 온라인게임을 만들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p> <p>그는 '이제 엔씨소프트와 넥슨, 스마일게이트 정도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신작 온라인게임 개발에 나설 수 있는 회사는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p> <p>한국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이 점점 상실하고 있다. 우선 10배 이상 인력을 투자하면서 빠르게 '찍어내는' 중국 웹게임들이 쏟아져 들어온 것이 주목받고 있다. 중소 게임사들은 대형 프로젝트를 실행할 자금력이 떨어져 온라인게임을 접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기존 온라인게임사들도 '카카오 게임하기' 이후 모바일게임으로 급속하게 방향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p> <p>■ 리니지이터널-메이플 뵀訝?-블레스 대작등 '흥행 예측' 조마조마</p> <p>겉으로 보기에는 올해 한국 온라인게임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이터널'과 'MXM', 넥슨의 '서든어택2'와 '메이플스토리2', 네오위즈의 '블레스' 등 굵직한 대작들이 출격 준비 중이다. 엑스엘게임즈는 '문명온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며, 스마일게이트는 대작 '로스트아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p> <p>팀버게임즈는 '아제라'를 3월 중 서비스를 준비중이고, 웹젠은 신작 MMORPG '루나: 달빛도적단'이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을 매진하고 있다. 소프트맥스는 '창세기전4', 바른손이앤에이의 '아스텔리아'를 준비중이다. 김학규 PD의 IMC게임즈 신작 MMORPG '트리 오브 세이비어'와 '테라'의 블루홀도 온라인게임을 개발중이다.</p> <p>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대형 게임사 몇몇을 제외하고는 실제 새 온라인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회사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1년 한국 온라인게임의 비중은 전체 게임 매출 중 70.8%를 기록했으나, 2013년에는 56.1%로 떨어졌다. 매출 하락은 온라인게임을 주력 타이틀로 했던 게임사들의 신작 부재로 이어졌다.</p> <p>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지난 1월 신작 쨋瓚寬纛?'엘로아'와 '파이러츠'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번에 내놓은 게임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PC 온라인 게임사업은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정도의 규모를 가진 회사도 더 이상 온라인게임을 가볍게 선보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이다.</p> <p>■소울워커-라키온 한국 출시 불투명, 위메이드-NHN엔터 온라인게임 계획 저울질</p> <p>당장 올해만 해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NHN엔터테인먼트는 자체 온라인게임 개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도 중단되는 판국이다. 지난해 선을 보이려 했던 라이언게임즈의 '소울워커', 소프트닉스의 '라키온: 영웅의 귀환'은 국내 출시 일정이 불투명하다.</p> <p>업계에서는 '조금만 더 지나면 온라인게임 개발을 하고 싶어도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생 온라인게임 개발사의 등장은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판교에 위치한 중견 게임사 관계자의 말이다.</p> <p>'온라인게임은 단순히 돈을 보고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개발자들의 철학과 꿈, 새로운 세계를 선보이고야 말겠다는 회사의 고집이 있어야만 만들어진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회사는 극히 드물다.'</p> <p>■ '공장처럼 찍어내는' 중국산 웹게임 공습....셧다운제 등 규제 속 뒷걸음질 </p> <p>한국 중견게임사들이 온라인게임 개발을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중국산 웹게임들이 그 빈틈을 노리며 시장을 공략중이다. 웹게임은 대박을 치기 힘들지만 게임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매출을 보여준다. 게임 자체가 무겁지 않아 노트북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30~40대 유저들도 어렵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다.</p> <p>다양한 웹게임을 퍼블리싱하는 아이엠아이 관계자는 '아이러니한 것은 한국의 중국 웹게임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 퍼블리셔들도 웹게임을 점점 선호하는 추세'라며 '그만큼 한국 중견게임사들이 클라이언트 게임을 개발하기가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p> <p>온라인 시장에서 중국의 공습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기술력도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한국 온라인게임 개발자들은 모바일게임으로 '집단 이동'했고, 주요 개발자들은 중국 등 거액 스카우트로 인력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p> <p>하지만 중국은 한국 못지않은 기술력과 수많은 개발자들을 앞세워 '공장처럼' 게임을 찍어내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물량공세를 막아낼 대항할 카드가 사실상 마땅치 않다는 것.</p> <p>
정재목 팀버게임즈 대표는 '이제 한국에서 온라인게임을 개발할 게임사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드물어졌다. 특히 모바일 게임도 RPG 게임 경우 온라인게임 못지 않은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이 모바일게임 개발로 흩어져 신규 인력을 모으기도 힘들다'라며 '한때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 개발 강국이었는데 이제는 개발자가 없고 허리가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p> <p>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 산업에 5년간 총 23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진흥책을 내놨다. 하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가 여전히 시행 중이고, 웹보드 게임 규제 등으로 한국 게임사들이 온라인게임을 개발할 수 여력은 더욱 없어지고 있다.</p> <p>한경닷컴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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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이터널' |
▲ 김학규의 '트리 오브 세이비어' |
<p>팀버게임즈의 MMORPG '아제라'</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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