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부는 듯 했던 국내 증시가 미국발(發) 악재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지난주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2010선에 안착했던 코스피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대두된 영향으로 2000선을 겨우 턱걸이하는 모양새다.
9일 오전 10시4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49포인트(0.62%) 하락한 2000.45에 거래중이다.
지난주 코스피는 2010선에 안착하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시행 기대감이 작용한 탓이다.
그러나 코스피는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 소식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자 약세로 출발했다.
특히 최근 10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지속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악재에 팔자세로 돌아섰다.
미국 노동부는 6일(현지시간)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29만5000명(계절조정)을 기록하며 12개월 연속 2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실업률 역시 5.5%로 하락하며 2008년 5월 이후 6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1월에 이어 깜짝 결과를 나타내면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인상 논쟁이 가열될 소지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앞서 시장에선 6월이나 9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한 건 그간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정책이나 기초체력(펀더멘털)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에 따라 하락했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하락한 배경은 미국 금리인상 우려로 외국인이 매도 전환한 것 뿐만 아니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앞두고 경계감이 작용한 점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2일은 이른바 '쿼드러플 위칭데이'(네 마녀의 날, 주가지수선물·주가지수옵션·개별주식선물·개별주식옵션 등 4개 만기일이 겹치는 날)다. 통상적으로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주 초반에는 밀리는 장세가 나타난다는 것.
지 연구원은 "코스피는 눈치보기 장세를 지속하다 후반에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가 소폭 빠진 지금이 매수 시기이며 현대차그룹주와 제일모직, 삼성SDS 등을 중심으로 매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가 한국에 악재만으로 작용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저유가는 국내 제조 ?매출원가율을 하락시켜 오히려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증권,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
[알림] 슈퍼개미 가입하고 스타워즈 왕중왕전 함께하기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기사보다 빠른 주식정보 , 슈퍼개미 APP]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