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90선 초반으로 '풀썩'…외인·기관 2400억원 팔아치워

입력 2015-03-09 15:35   수정 2015-03-09 15:52

[ 채선희 기자 ] 지난주 2010선까지 오르며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코스피가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소식에 1990선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개인이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갔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팔자세를 이기지 못했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12포인트(1.0%) 하락한 1992.82에 장을 마쳤다. 지난 6일 5개월여만에 최고치인 2012.94를 기록한 뒤 하루만에 2000선을 내준 것.

지난주 코스피는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시행 소식에 2000선에 안착했으나, 6일(현지시간) 미국의 고용지표가 깜짝 호조를 나타내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큰 폭 웃돌자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기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

미국 증시가 하락한 영향을 받아 이날 코스피는 2004.94에 거래를 시작한 후 기관 매도세로 조금씩 낙폭을 키워 나갔다. 이내 외국인이 순매도 전환하며 매도 규모를 확대하자 11시20분 경 2000선을 내줬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46억원, 176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총 2400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나홀로 매수세를 지속하며 코스피 하단을 지지했다. 개장 직후 줄곧 매수세를 지속한 개인은 이날 2297억원 어치를 사들였으나 코스피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 모두 순매도를 나타내며 전체 1618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한국전력과 삼성SDS, 제일모직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했다.

그러나 OCI머티리얼즈는 영업이익 급증 전망에 5%대 급등했으며, 롯데하이마트는 롯데그룹과의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7%대 급등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중공업과 합병이 재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영향으로 3.7% 강세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58포인트(1.03%) 내린 629.26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5억원, 26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개인만 나홀로 39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주들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음카카오와 셀트리온 등 코스닥 대장주는 하락했지만 파라다이스와 컴투스, CJE&M, GS홈쇼핑 등은 상승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대한 기대감에 바이오주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슈넬생명과학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한올바이오파마는 1.46% 상승했다. 다만 바이넥스는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급락 마감했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삼성전자로 인수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에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4원(1.22%) 오른 1112.1원에 마감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한 모습"이라며 "환율이 급등한 데 따른 부담감이 더해지며 외국인이 600억원 넘게 매도했지만 아직 매도세로 방향을 틀었다고 보기엔 무리"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경기의 펀더멘탈 악화로 하락한 게 아니라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추세적인 하락세를 나타내진 않을 것"이라며 "주식 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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