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황우석의 10년] 컨테이너 박스서 밤샘하며 연구…"언론 접촉 말고 논문으로 말하자"

입력 2015-03-10 21:05   수정 2015-03-11 03:46

'은둔 10년' 어떻게 지냈나


[ 조미현/이준혁 기자 ] 황우석 박사는 후원자들의 기부금으로 2006년 7월 경기 용인에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을 세웠다. 컨테이너로 된 작은 가건물이다. 연구원장 직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자신은 최고기술경영자(CTO)라는 타이틀만 가졌다. 함께 연구하던 제자 27명 가운데 20명이 연구원에 합류했다.

황 박사는 “실험실 바닥에서 토끼잠을 자면서 연구원에서 24시간을 보냈다”며 “언론 접촉을 하지 말고 논문과 특허로만 말하자는 것이 당시 우리의 좌우명이었다”고 회상했다.

황 박사가 복제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때는 2007년 12월이었다. 미국의 존 스펄링 아폴로그룹 회장이 기르던 애완견 ‘미시(missy)’의 동결 체세포를 들고 황 박사를 찾았다. 그는 복제견을 원했다. 이듬해 황 박사는 미시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은 복제견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0년부터 마리당 10만달러(약 1억원)를 받고 복제견 사업을 해왔다. 주문자는 대부분 외국인이다. 연구원은 올해 200~250마리의 복제견 주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황 박사가 지난 7일 袖悶“?분만시술을 공개한 뒤 “이제는 개장수가 다 됐다”고 말한 이유다.

황 박사가 2010년 김문수 당시 경기지사를 만난 것도 동물복제 연구를 이어가는 계기가 됐다. 당시 황 박사는 돼지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도록 돼지 유전자를 인간 면역 유전자로 바꾸는 ‘이종 장기용 무균돼지’를 연구하고 있었다. 연구를 위해서는 매주 두 마리 이상의 돼지가 필요했다. 하지만 돼지 한 마리당 65만원이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를 전해 들은 김 지사는 “과학자를 홀대하는 나라가 어떻게 제대로 된 나라가 되겠느냐”며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의 돼지를 무상으로 쓸 수 있게 길을 열어줬다.

황 박사가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매머드 복원’이다. 매머드는 약 480만년 전부터 4000년 전까지 존재했던 코끼리과 포유류다. 황 박사는 러시아 동북연방대학 연구자들과 함께 매머드 복원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는 “매머드 혈액에는 추위에 강한 ‘항동해제’ 성분이 있어 체세포를 채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며 “아시아 코끼리에서 매머드를 복제할 수 있을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조미현/이준혁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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