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에 이익 되는 편에 설 것"
[ 임도원 기자 ] 일동제약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이 회사 윤원영 회장 측과 녹십자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캐스팅보트를 쥔 미국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에 각각 손을 내밀고 있다. 오는 20일 주총에서 양측이 모두 사외이사와 감사후보를 내는 등 표 대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과 녹십자는 각각 피델리티의 한국 법인은 물론 미국 본사와 접촉, 이번 일동제약 주총에서의 지지를 요청했다. 일동제약은 윤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지분율 32.52%로 최대주주다. 녹십자가 29.36%로 2대 주주, 피델리티의 ‘피드 로우 프라이스드 스톡펀드’가 8.99%로 3대 주주다. 일동제약 최대주주 측은 일동후디스의 지분(1.36%)이 상호 출자로 의결권이 없어 실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31.66%다. 녹십자와의 의결권 격차가 2.3%포인트에 불과한 셈이다. 피델리티의 의결권 행사에 따라 승리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녹십자는 지난달 6일 자사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허재회 송암메디칼 고문을 새 사외이사로, 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를 감사로 추천하는 주 ?제안을 했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26일 이사회에 이정치 대표의 이사 재선임과 자사 측 서창록 고려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이상윤 전 오리온 감사의 감사 선임 안건을 내놓았다. 결국 각 1명만 뽑는 사외이사와 감사 자리에 양측 모두 후보를 냈고, 이에 따라 주총에서 표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피델리티 한국 법인 관계자는 “한국 법인은 피드 로우 프라이스드 스톡펀드 운용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고 의결권 행사는 본사 펀드매니저가 전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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