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펀드 투자에 활용하는 밀짚모자論

입력 2015-03-11 07:00  

[ 조재길 기자 ] 몇 년 전 재건축 아파트가 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끈 적이 있습니다. 한두 달 만에 가격이 수천만원 뛰기도 했지요. 고공행진을 하던 아파트값이 고꾸라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만.

주식 관련 상품도 마찬가지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증권사와 시중은행 창구에선 희한한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유명 맛집에 들어가려는 소비자처럼,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섰던 거지요. 수천만~수억원의 목돈을 펀드에 넣겠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결과는 그닥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 대형 주식형 펀드의 경우 한때 5조원 가까웠던 순자산이 1조원 안팎으로 급감했습니다.

시류에 편승한 투자는 이처럼 위험합니다. 주기가 짧든 길든, 투자 대상은 ‘사이클’을 타기 마련이어서죠.개인들이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할 땐 더욱 그렇습니다. 펀드 매니저들도 돈을 잃는 마당인데 비전문가인 개인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내는 건 애당초 쉽지 않은 일입니다. “주식 투자의 최대 목적은 원금 회복”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배경이죠.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까요?

증시 주변에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연 날릴 때는 줄을 모두 풀?말라’는 말이 회자됩니다.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입니다. 잘게 쪼갤수록 손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거지요.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격언은 앞을 내다본 장기 투자를 조언하는 문구입니다.

펀드는 매우 보편적인 투자 수단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자금이 많이 이탈하긴 했지만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현재 76조원에 달하지요. 채권형 펀드 규모도 73조원이나 됩니다. 문제는 펀드의 종류와 숫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입니다. 주식·채권형 펀드뿐만 아니라 자산배분형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인덱스펀드 펀드 등 다양합니다. 프리미엄 재테크 섹션인 베터라이프가 ‘성공하는 펀드 투자’를 집중 조명한 배경입니다.

이번 호에선 증권·자산운용사 전문가들의 시각을 빌려 펀드별 투자 요령을 정리했습니다. 다만 증시 격언을 잊어선 안 되겠습니다. 분산·장기투자가 해답이란 것을요.

조재길 증권부 차장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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