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연 2만~3만명 늘어…청년·직장인 부업 급증
[ 마지혜 기자 ] 체감 청년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아르바이트(이하 알바) 직종 종사자도 1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업을 병행하는 청년(만 15~29세) 알바는 60만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오랜 기간 알바로 버티는 청년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현재 알바 근로자는 101만2640명으로 5년 전인 2009년 3월(88만7221명)보다 12만5419명(14.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학업을 병행하는 청년 알바는 60만7142명, 알바를 병행하는 직장인은 20만5383명, 가사를 병행하는 여성 알바는 20만115명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알바 종사자 수를 공식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경제신문 요청에 따라 별도 기준을 마련해 숫자를 뽑아냈다. 알바 자체는 법적·학술적으로 공식화된 용어가 아니다. 비정규직, 시간제, 일일(단기) 근로자 등의 개념과 혼용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해 다른 직종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알바를 ‘본래의 직업이 아닌, 임시로 하는 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도 이 기준을 따랐다. 지난해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에서 △학업 또는 취업 준비를 병행하는 청년 △가사 및 돌봄 노동을 병행하는 여성 △추가 수입을 얻기 위해 부업을 병행하는 직장인 등을 알바 인력으로 설정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09년 통계와 비교해봤을 때 국내 아르바이트(알바) 인력은 매년 2만~3만명씩 늘고 있다”며 “특히 청년과 직장인 부업 알바의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층 일부가 알바 시장으로 밀려나고, 비정규직 및 시간제 근로자 중 일부가 소득 보전을 위해 알바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서비스업의 질적 도약이 지연되는 것이 알바 시장의 팽창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렇다 보니 취업자가 양적으로 증가해도 고용의 질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관건은 누가 뭐래도 높은 생산성”이라며 “규제완화와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의 비효율적인 요소를 걷어내고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기반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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