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놀랐죠? 주총 맞아요"…파티 못잖은 이색 주총 '눈길'

입력 2015-03-13 07:25  

[ 박희진 기자 ]
13일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 1층에는 통유리 벽을 배경으로 흰색의 원형 테이블들이 반듯하게 놓여 있다.

언뜻 호텔 연회장을 떠올리게 하는 이곳은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장소다.

본격적인 주총 시즌을 맞아 형식을 파괴한 이색 주총을 여는 회사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총은 주주들이 주인이 되는 '축제'가 돼야 한다는 게 이들 회사의 공통된 생각이다.

◆ 공장탐방 토크콘서트 작은 음악회…여기 주총 맞아?

LG디스플레이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우아한' 파티 형식의 주총을 연다. 딱딱한 의장석과 강단을 향해 일렬로 늘어선 의자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주주들은 원형테이블에 둘러 앉아 다과를 곁들이며 회사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다.

LG디스플레이는 또 폐쇄적으로 진행되는 여타 주총과 달리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언론인 등을 초청해 공장견학 행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파주 공장에서 진행되는 만큼 개인 주주들의 편의를 배려해 별도의 셔틀버스와 조식 등도 제공한다.

회사 관계자는 "안건이 올라오면 박수를 유도하는 등 주총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밝고 부드럽다"며 "다른 주총처럼 강압적이고 과격한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얼굴을 붉히며 소리지르는 이들도 없다"고 말했다.

2008년 이후 토크콘서트 형식의 '열린 주총'을 고수해온 풀무원은 올해도 그 전통을 이어간다. 풀무원의 주총은 오는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

회사 측은 주주들이 궁금해 할 현안을 중심으로 미리 시나리오를 짜고, 이를 바탕으로 주총 현장에서는 사회자의 진행 아래 회사 관계자들이 토론을 벌인다. 추가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해 주주들의 궁금증 해소를 돕는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난해 주총에서는 체험학습 차원에서 초등학생인 자녀를 데리고 온 주주도 있었다"며 "분위기도 편안하고 주주들과의 소통을 우선에 두기 때문에 주주들의 반응이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현대중공업은 2008년부터 주총 전에 작은 음악회를 열어 주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조용하게? "개인 주주 참여가 저조해서"

다만 개인 주주들의 주총 참석이 줄어들면서 기존 행사를 없애거나 축소한 회사도 있다.

국순당은 그동안 강원도 횡성 공장에서 주총을 열고, 주주들에게 공장탐방 및 자사제품인 술과 음식을 대접하는 시간을 준비해 왔었다. 그러나 올해는 주총 외 행사는 따로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국순당 관계자는 "주주들의 참여도가 낮아 올해는 조용하고 간소하게 진행할 예정이지만, 개인적인 공장 탐방은 항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도 " 2009년 전자투표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70~80명의 개?주주들이 참석했었는데, 최근에는 그 수가 10명 안팎"이라며 "주총 형식의 큰 틀은 변함이 없지만 규모는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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