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 김영진 하이자산운용 헤지펀드본부장
작년 수익률 12.47%…27개 헤지펀드 중 1위
자산배분, 업종 리서치, 롱쇼트 매매
3박자 조합 연 8~10% 절대수익 추구
올해 국내 주식은 항공, 의료, 건설주 주목
선진국에선 유럽, 신흥국에선 러시아 유망
[ 안상미 기자 ]
“초저금리,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도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벤치마크(기준 수익률)를 두고 성장주, 배당주, 가치주를 구분해 투자하는 것은 무의미해졌습니다. 시장 환경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 수요가 갈수록 증가할 것입니다.”
김영진 하이자산운용 헤지펀드본부장(사진)은 인터뷰에서 “국내 자산뿐 아니라 선진국과 이머징국가로 분산투자해 ‘은행이자+알파’의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운용하는 한국형 헤지펀드 ‘하이힘센1호’는 지난해 12.47%의 수익률로 27개 펀드 중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5.2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매년 절대수익을 지속하고 있는 비결은.
“이 펀드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연 8~10% 수익률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다. 기업의 본질 가치를 분석해 고평가 주식을 팔고(쇼트), 저평가 주식을 사는(롱) ‘펀더멘털 롱쇼트 전략’이 펀드 수익에 주로 기여한다. 다른 펀드와 비교해 펀드의 수익률 변동성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매니저 혼자서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다른 헤지펀드들과 달리 자산배분, 종목별 롱쇼트 전략, 산업 리서치 등의 영역별로 매니저들이 분업화해 각 분야에서 골고루 수익을 거두고 있다.”
▷올해 초과 수익이 예상되는 헤지펀드 전략이 있다면.
“올해 국내 증시도 ‘유동성의 힘’으로 박스권을 뚫을 수 있다. 유럽, 중국 등에서 푸는 유동성에 의해 시장이 상승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유럽과 일본의 양적 완화로 해당국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이들과 경쟁을 펼치는 국내 제조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코스피지수 자체는 1970을 중심으로 1870~2070선의 박스권을 맴돌 것으로 예상한다. 이때 주요 펀드들이 구사하고 있는 펀더멘털(내재가치) 롱쇼트 전략이 올해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국내 증시에서 유망업종을 꼽는다면.
“항공산업을 꼽을 수 있다. 항공기 라이프 사이클은 20년 정도로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항공기들이 노후해진 상태다. 저가 항공사도 급증했다. 저유가와 함께 항공산업이 상승 사이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 항공기업체인 보잉은 물론 보잉에 납품하는 스프리트의 주가 상승 곡선이 가파르다. 이와 함께 고령화로 의료 관련 업종의 성장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건설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건설, 건자재, 토지자산을 보유한 기업이 수혜주로 부상할 전망이다.”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올해는 채권보다 주식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글로벌 자금 이동이 일어날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미국 주식보다 정책적으로 돈을 풀고 있는 유럽과 일본 주식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머징 국가에서는 무역수지, 경상수지가 개선세를 보이는 한국과 함께 바닥권을 탈출하고 있는 러시아, 인도 주식으로 분산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올해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볼 투자 상품을 추천한다면.
“올해 농산물 가격의 반등이 예상된다. 달러 등 다른 자산과 상관관계가 높은 원유, 금 등과 달리 농산물은 자체적인 주기가 있다. 특히 올해는 러시아 가뭄, 미국 한파 등 이상 기후 현상에 따라 농작물의 수확, 공급이 저하돼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 지역별로 선진국은 유럽, 신흥국은 러시아로 분산 투자할 것을 권한다. 유럽주식형펀드는 양적 완화를 통한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데다 유럽의 경기 회복에 힘입어 러시아 경기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러시아는 에너지 업종 비중이 높아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올해 유가가 배럴당 40~60달러선을 오갈 것으로 전망한다면 최근 러시아 주식은 과도하게 빠진 것으로 판단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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