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종목 올인은 위험
휴대폰 홀더 대량생산 했으나 스마트폰 등장으로 재고 넘쳐
색상·디자인 현지화
유럽은 파스텔톤 선호…아시아, 원색 위주 잘 팔려
[ 추가영 기자 ]
한교자 베스트에버코리아 대표는 남편이 1981년 설립한 완구 제조·수출업체 화광흥산에서 1985년부터 국내 판매 부문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1995년 베스트에버로 상호를 바꿨고 지난해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에 수출하기 시작해 매출 37억원을 올렸다.
한 대표는 ‘여성시대 톡톡방’에서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스마트 큐브’를 개발한 김관석 프레도 대표, 종이 텐트 안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북 텐트’를 만드는 김대규 책농장 대표를 만났다.
◆아이템별 매출 분석
완구를 만드는 세 사람이 모이니 관심이 아이, 놀이, 재미 등으로 모아졌다. 지난해 4월 창업한 김관석 대표는 다음달 블록완구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스마트 큐브 양산을 앞두고 있다. 스마트 큐브는 한글·영어 문장 조합과 연산 등 학습이 가능하고, 스마트폰 등 IT 기기로 학습량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아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때 블록완구에 자음, 모음을 써붙여 뗐다 붙였다 하면서 낱말 조합을 만드는 놀이를 했더니 효과적이었다”고 제품개발 동기를 설명했다.
2011년 사회적 기업인 책마을을 설립한 김대규 대표도 “책을 만드는 종이로 된 텐트에 들어가서 책을 읽으며 책과 교감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며 “억지로 읽히지 말고 독서 놀이로 편하게 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두 분의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에 놀랐다”며 “하지만 30년간 완구를 만들고 팔아오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돌다리도 두드리며 가야 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변화가 너무 빨라 한 번에 모든 것을 거는 ‘올인’은 위험하다”며 “2000년대 들어 강아지, 고양이 모양의 ‘휴대폰 홀더(걸이)’를 많이 만들어 팔았는데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시장이 사라졌고 재고가 아직도 몇 만개나 남아 있다”고 수요 예측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한 대표는 “3개월마다 많이 팔린 아이템을 조사해 분류하고 있다”며 “회사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만드는 아이템, 회사를 먹여 살려주는 아이템, 장래를 보고 하는 아이템으로 나눠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매출에 색상도 중요
김대규 대표는 “북 텐트는 부모에겐 어린 시절 박스로 집을 만들어 놀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겐 채색을 직접 하면서 변형할 수 있는 열린 제품으로 만들었다”며 “하지만 간혹 ‘골판지와 다른 게 뭐냐’는 소비자들의 얘기가 있어 민트 등 색상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한 대표는 “유럽 시장에선 자연스러운 파스텔 색상, 아시아 시장에선 화려한 원색 위주의 제품이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며 “완구의 사용자들은 아이들이지만 구매자가 젊은 주부들이어서 핑크색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그는 “푸른색은 여름엔 잘 팔리지만 다른 계절엔 확실히 덜 팔리기 때문에 좀 적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김관석 대표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스마트 큐브를 연결해 작동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에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팬더 이미지를 넣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완동물 모양의 옷을 로봇에 입히면 좀 더 친근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기대다.
한 대표는 “애완동물을 선물받는 느낌을 주기 위해 전통적으로 바구니나 케이스에 동물 얼굴 인형을 만들어 붙인다”며 “일종의 피부를 만들어 씌우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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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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