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뒤덮는 '사정 한파'] '다음은 OO그룹이라더라' 소문 무성

입력 2015-03-17 20:46   수정 2015-03-18 04:18

재계 반응


[ 이태명 기자 ] 포스코에 이어 신세계, 동부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것이란 소식에 기업들은 입을 닫은 채 진행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다음은 그룹이라더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리 척결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만큼 본격적인 ‘사정 한파’가 닥칠 것이란 우려가 재계로 확산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불과 이틀 새 기업 ‘민심’이 흉흉해졌다”고 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은 기업 수사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사대상으로 거론되는 그룹뿐 아니라 다른 그룹도 사내 정보라인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A그룹 총수는 언론보도 직후 대외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갑작스럽게 사정 정국이 조성된 배경에 신경을 쓰고 있다. 기업을 겨냥한 이번 수사가 일회성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역대 정권에서처럼 ‘의도된 사정정국’인지에 관해서다.

B그룹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청와대와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이 적극 동참해달라는 말을 되풀이했는데, 왜 갑자기 동시다발적인 기업 수사가 진행되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재계 일각【?볼멘소리도 나온다. 잘못을 저지른 기업이 있다면 철저하게 수사하는 게 맞지만, 현재 상황은 ‘짜여진 각본’이 있는 것처럼 광범위하게 기업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재계단체 고위 관계자는 “국무총리, 대통령 발언 직후 검찰이 기다렸다는 듯이 캐비닛에 켜켜이 쌓아둔 기업 관련 수사자료를 꺼내는 것 같다”며 “그러니 기업들이 불안해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비리 척결이라는 명분 외에 뭔가 다른 의도를 갖고 진행되는 ‘기업 손보기’라는 지적도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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