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무 한라대 총장 "인생 마지막 봉사…기업들 '물 산업'에 눈 떴으면"

입력 2015-03-18 21:06   수정 2015-03-19 04:39

국내 첫 '세계물포럼' 조직위원장 이정무 한라대 총장

CEO·의원·장관·총장 이색경력
한국, 더 이상 물 안전국가 아냐

'떠나면 뒤돌아보지 말아야' 신념
물포럼 예산 때문에 국회 갔었죠



[ 이해성 기자 ] 소양강 댐이 1974년 건설 이후 수위가 최저에 이르는 등 전국적인 가뭄으로 ‘물 비상’이 걸렸다.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기는 물이지만 한국도 더 이상 물 공급을 자신할 수 있는 국가가 아니다. 이정무 제7차 세계물포럼 조직위원장(한라대 총장·사진)은 “다른 자원과 달리 물은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자원”이라며 “하루빨리 기업들이 이쪽에 눈을 떴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국 물 전문 조사기관인 GWI에 따르면 세계 물 산업 규모는 2007년 3620억달러에서 2025년 865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 분야 중 하나다.

이 위원장은 내달 12~16일 대구 엑스코(EXCO), 경주 하이코(HICO) 등에서 열리는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을 지휘하고 있다. 헝가리 캄보디아 모로코 등 각국 정상·총리를 비롯해 170여개국 3만5000여명이 참석하는 올해 최대 국제행사 가운데 하나다. 워터쇼케이스, 월드워터챌린지 등 대주제별로 300여개 세션이 준비돼 있다.

고향이 경북 구미인 이 위원장은 제4대 건설교통부 장관, 대구백화점 사장, 13·15대 국회의원 등을 지낸 경력 등을 토대로 국내 최초 물포럼 준비를 맡았다. 그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 등의 권유로 2012년부터 국토해양부 산하 사단법인인 한국물포럼 의장을 지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번 포럼은 앞선 행사와 달리 주제를 ‘실행(Implementation)’으로 정하고 ‘과학기술 세션’을 최초로 도입했다”며 “기업 간 기술 공유뿐 아니라 물 문제에 대한 각계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 1위를 자부하는 ‘해수 담수화’ 기술은 단가 등 여러 문제로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다.

세 번 연임하며 2005년부터 한라대 총장을 맡고 있는 이 위원장은 서울 자택에서 원주까지 왕복 3시간에 걸쳐 출퇴근을 한다. 하지만 최근 한 달 동안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물 포럼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급여를 받지 않고 ‘무급 봉사’를 하는 중이다. 이 위원장은 “내 인생 마지막으로 국가에 기여하는 일이라 생각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 등에서) 떠난 사람은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이 위원장이 무너진 것도 물 포럼 때문이다. “국회의원들 은퇴한답시고 회견하는 것 보면 참…. 그냥 말없이 떠나면 되지 왜 요란을 떱니까. 그래놓고 복귀 안 하는 사람을 못 봤어요. 한국체육대에서도 4년간 총장을 했지만 그만둔 뒤로 한 번도 안 갔습니다. 과거 운영했던 학교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정계 은퇴 후 한 번도 국회의사당을 안 밟았는데, 예산 때문에 (아쉬운 소리를 하려니) 어쩔 수 없이 얼마 전에 갔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보고… 만감이 교차하긴 하더라고요.”

이 위원장은 대구시가 추진 중인 ‘물 산업 클러스터’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번 포럼이 도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럼에는 수처리, 수자원 관리, 수력·조력 등 에너지, 의약품 등 연관산업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진다. 프랑스의 베올리아, 수에즈 등 세계적인 선진 수처리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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