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바닥 찍고 기력 회복…경영실적 개선으로 이어져야

입력 2015-03-20 07:00  

Cover Story - 유안타증권

증권업황 전망



증권업종 주가는 지난 1월 중순부터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중소형주 상승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증권주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디플레이션 논쟁과 맞물리면서 이어진 각국의 금리 인하 영향으로 은행·보험주가 부진하면서 금융업종 내에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그에 따른 반사이익을 증권주가 봤다.

구조조정이 키운 경쟁력

증권업종지수는 작년에도 약 30% 상승했다. 2014년 벽두부터 구조조정이 예고됐지만 2013년보다 더 나빠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덕이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자본시장과 증권업에 숨통을 터준 정책 효과도 적지 않았다.

증권업종 주가 흐름을 되짚어 보면 출발점은 2013년 11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이었다. 이 방안에서 자본시장 육성과 증권사 수익 확대 방안이 나왔다. 이 즈음 증권사들은 구조조정 강도를 높였다. 2013년 5월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만으로도 국내 금리 변동성이 커진 것이 대부분 증권사의 적자로 이어졌다. 이를 배경으로 작년 벽두부터 구조조정 광풍이 몰아쳤다. 그 여파로 증권업계의 지점 수는 2011년 대비 30% 줄었고, 임직원 수는 16% 감소했다.

실적 전망이 극도로 암울한 상황에서 증권주 주가의 방향성을 전환시킨 조치는 작년 4월에 나온 ‘자기자본규제(NCR) 제도 개선 방안’이었다. 그동안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효율적인 활용 방법을 찾지 못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다는 점이 큰 고민이었다. 그런데 NCR 제도 개선이 대형 증권사의 영업 확대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구조조정이 활발한 가운데 정책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증권업종지수는 하락세를 멈추기 시작했다. 정책 바통은 작년 8월의 2기 경제팀이 이어받았다. 이후 8월, 10월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는 증권사 채권운용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었다. 상장기업 배당 독려 정책은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했다. 거래대금은 바닥을 치고 증가하기 시작했고, 증권업종지수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가시적인 실적 뒷받침 이어져야”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분석한 6개 증권사의 작년 4분기 순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 합산액은 1085억원으로 추정치에 미치지 못했다. 일부 증권사에서 일회성 비용을 대규모 반영한 영향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운용 실적이 안정적으로 나왔거나 개선됐고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급증했으며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주식 거래대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순수익은 추정치에 부합했다. 6개 증권사의 올해 합산 순수익은 3조7000억원으로 작년보다 3.1% 증가할 전망이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12.5% 증가한 1조1000억원을 예상한다. 반면 판매관리비는 6%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작년 구조조정 효과로 인건비 감소율이 4%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익 증대와 비용 통제가 어우러져 올해 순이익은 약 8100억원으로 2014년 대비 21% 증가할 것이다.

올해 증권업에선 정책 효과의 가시화가 중요하다. 기대가 실제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가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작년부터 증권주 주가 상승을 견인한 정책 효과가 지속되려면 실적 개선이 나타나야 하는 국면이다. 하지만 올해 미국 통화정책을 중심으로 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를 증권사들이 잘 관리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올해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한 증권업종의 평균 순자산비율(PBR)은 0.87배,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는 작년보다 0.5%포인트 높긴 하지만 5.2%에 그친다.

전체적으로 증권업종의 투자 의견은 중립(hold)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차별화 요인이 있는 개별 증권주에 대해서는 매수(buy)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구조조정 등을 통한 비용 통제로 수익성이 좋아질 종목, 브로커리지 점유율에 따른 수혜 정도 등 개별 증권사의 특성에 따라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올해 증권주 주가 동향의 핵심은 변동성 관리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증권사의 위험관리 역량을 불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 환경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채권 운용과 관련해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향후 금리 정책이 증권사의 위험관리 능력을 시험대에 들게 할 것이다. 증권업종의 수익성은 2013년에 이미 바닥을 지났지만 큰 폭의 부침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평가한다.

이철호 <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chlee@truefriend.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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