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3低' 경제심리 살아난다] 주물·도금업은 아직 '혹한기'…일감 없어 주 4일 근무도

입력 2015-03-22 21:16  

"외환위기 때보다 어려워"
제조업 온기는 아직 미약



[ 김낙훈 기자 ] 따사로운 봄볕이 내리쪼이던 지난 16일 오전 인천 논현동 일진도금단지. 도금업체 30여개가 모여 있는 곳이다. W사 직원들은 일하느라 한창 바빠야 할 오전 11시에 절반 정도 쉬고 있었다. 도금설비 4대 중 2대는 가동이 멈춘 상태였다. 일감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알루미늄 도금 등을 하는 신규식 대한지엠피 사장(64)은 “단지 내 10여개 업체는 오후 3시만 되면 일이 없어 논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기업은 조기 퇴근시키는 곳도 있으나 상당수는 ‘그래도 혹여나 일이 들어올까’ 기대하면서 종업원을 대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단지 내 J금속의 L사장은 “40년 동안 도금업을 해왔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적은 없었다”며 “외환위기도 아닌데 그때보다 더 어려워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일진도금단지 부근에서 아연을 녹여 전기부품이나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주조업체의 K사장은 “전기로와 가스로를 써 금속을 녹여 가공하는 업종의 특성상 24시간 교대로 공장을 돌려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일감이 없어 일은 하지 않으면서도 밤새 전기로를 켜놓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기로를 한 번 끈 뒤 재가동하려면 그 사이 굳은 재료를 다 긁어내고 다시 온도를 올려야 하는데 여기에 4~5시간이 걸린다.

인천 경서동의 경인주물단지를 관리하는 경인주물사업조합의 정성모 전무는 “입주 기업 20여개 중 2개는 금요일에 쉬는 주 4일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이 없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원자재 공동구매 액수가 2011년에는 589억원에 딜했지만 작년에는 406억원 수준으로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주물단지 내 한 기업인은 “주물은 사람을 구하기 힘든 업종에 속하지만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인원을 10~20%씩 줄이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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