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리포트] 퍼주기식 외교로 美 맞설 우군 모으는 中

입력 2015-03-22 21:41  

[ 김순신 기자 ] 중국이 퍼주기식 외교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맞서기 위한 우군을 규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9일 중국이 몇 개월 안에 베네수엘라에 100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최근 유가 하락으로 재정 위기에 처하자 중국이 구원군으로 나선 것이다. 중국은 이미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집권 때 16개의 계약을 통해 563억달러를 베네수엘라에 빌려줬다.

중국은 우방도 얻고 자원 확보 등 경제적 이득도 챙긴다는 목표 아래 신흥국 정부에 개발금융 명목으로 막대한 자금을 제공해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월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의 국가 정상들과 만나 남미 국가에 앞으로 10년간 2500억달러(약 275조)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레드 호치버그 미 수출입은행 회장은 “중국 정부가 돈을 풀어 미국의 뒷마당인 남미 국가를 공략하고 있다”며 “2005년 이후 중국 정부와 국영기업이 남미에 제공한 차관 규모만 6700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차관 정치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신흥국에서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은 2003년 이후 10년간 아프리카 18개국을 방문했다. 이 기간에 중국의 대(對)아프리카 직접 투자 금액은 1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급증했다.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 주석이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방문한 국가는 탄자니아다. 리 총리도 지난해 1주일 일정으로 아프리카 8개국을 돌며 300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약속했다. 데버라 브라우티감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2000~2010년에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에 빌려준 자금은 528억달러 수준”이라며 “우크라이나와 미얀마 등 아시아 신흥국에도 비슷한 규모의 돈이 흘러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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