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꼭대기층에도 늘 '북적'
SNS 인증샷 할인·사은품
새 이슈거리 만드는게 포인트
리뷰의 신뢰성 확보가 관건
[ 강창동 기자 ]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호수공원 로데오거리에 있는 샐러드바·샤부샤부 전문점 ‘모리샤브’의 점포 입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음식점들이 잔뜩 몰린 곳인 데다 건물 꼭대기 층인 5층에 점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은 항상 손님들로 만원이다. 727㎡ 규모인 점포를 찾는 고객은 하루 평균 520명, 매출은 700만원에 이른다. 이 점포를 운영하는 김경희 점장(34)은 “매장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가지고 사진을 촬영하는 손님이 늘 있는데 이런 손님들이 모바일 공간에서 점포에 대한 리뷰를 잘 써줘서 입지가 좋지 않아도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모리샤브는 샤부샤부 전문점과 샐러드바의 장점을 융합한 외식 브랜드로 80여 가지 메뉴를 갖춘 샐러드바와 15종의 샤부샤부 재료를 즐길 수 있도록 한 매장이다. 권은주 매니저는 “매장의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뷰슈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자주 방문하도록 항상 새로운 이슈거리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설렘가득 봄맛’이라는 주제로 17가지 봄 신메뉴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 점포에서는 평일 점심시간 1인당 가격이 1만2800원, 저녁에는 1만4800원이다. 주말에는 점심, 저녁 가릴 것 없이 1만6800원이다.
◆리뷰슈머의 부상
최근 ‘리뷰슈머(reviewsumer)’라는 신조어가 외식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리뷰슈머란 리뷰(review)와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한 뒤 온라인상에 품평을 올려 다른 사람의 소비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 집단을 말한다. 이들은 상품에 대한 사용후기나 개선점 등을 꼼꼼하게 평가하며 다른 사람들의 구매 결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리뷰슈머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리뷰슈머가 생산해내는 정보는 같은 소비자로서의 체험 후기이기 때문에 더 많은 설득력을 가지고,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주는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entertainment)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일반 소비자는 이런 정보를 먼저 보고 소비 대상을 결정할 정도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에 유명해지는 맛집은 리뷰슈머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리뷰슈머를 활용한 마케팅
리뷰슈머를 활용한 마케팅은 얼리어답터(신제품 수용도가 빠른 사람) 고객을 대상으로 시식이나 체험단을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체험 후기는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에 단순히 나열하는 것부터 제품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려놓는 방식까지 다양하게 퍼져 있다. 스마트폰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인증 사진을 남기면 서비스 메뉴를 주거나 할인 혜택, 사은품 등을 주기도 한다. 맛집 정보 SNS를 이용한 리뷰 마케팅도 효과가 있다.
자영업자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SNS를 선택해 이용하면 된다. ‘식신핫플레이스’가 대표적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치킨전문점인 ‘금강바베큐’를 운영하는 한정수 사장(53)은 “이 지역에서 소문난 맛집이지만 계속되는 불황 속에서 그나마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고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리뷰 마케팅”이라며 “맛집정보 SNS인 식신핫플레이스를 통해 매출이 20%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식신핫플레이스는 고객들이 직접 참여해 맛집 지도를 완성해 나가는 사용자 참여형 정보 서비스로 메뉴 사진, 인기 메뉴 등 상세한 매장 정보를 제공한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리뷰슈머의 가치는 신뢰성인데, 최근 파워 블로거의 정보나 리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리뷰슈머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좋은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이고 리뷰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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