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판도 바꾸는 모바일 쇼핑] 모바일 쇼핑 3년새 20배 '폭발 성장'…연매출 첫 10조 넘었다

입력 2015-03-23 20:40   수정 2015-03-24 04:08

대한상의 유통산업 백서

하루 245만명 쇼핑앱 터치…30대 여성이 큰손
대형마트·홈쇼핑 '가세'…올 매출 22조 넘을 듯



[ 유승호 기자 ] 은행에 다니는 김희연 씨(36)는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오픈마켓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한다. 40분 남짓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아기 분유에서부터 반찬거리까지 간단한 장보기를 마친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느라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그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가는 것보다 스마트폰으로 쇼핑하는 것을 더 편리하게 여긴다.

모바일 쇼핑이 3년 새 20배가 넘는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 쇼핑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모바일 쇼핑 시장은 유통업계의 최대 성장 분야로 떠올랐다. 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시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통 분야의 최대 성장 시장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발간한 ‘2015년 유통산업 백서’에서 지난해 모바일 쇼핑 매출이 1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122.0% 증가하庸?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2011년 6000억원에서 3년 만에 22배가 됐다.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매출(14조200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올해는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가 22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인터넷 마케팅 전문기업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하루 평균 245만명의 소비자가 모바일 쇼핑 앱이나 웹페이지에 접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백화점 본점 하루 방문객의 25배에 이른다. 순방문자 수 상위 1~12위 업체의 기록을 합산한 것으로 군소 업체까지 합치면 훨씬 많은 소비자가 모바일 쇼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모바일 쇼핑 확산을 주도하는 것은 30대 여성이다. G마켓이 지난해 모바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70%에 달했다. PC를 통한 인터넷 쇼핑의 여성 비율이 60% 선인 것과 비교하면 모바일 쇼핑에서 여성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

연령별로는 30대가 52%로 절반이 넘었다. 상품별로는 여성의류 매출이 가장 높았다. 강선화 G마켓 마케팅 팀장은 “어린 자녀를 키우느라 오프라인에서 쇼핑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30대 여성이 모바일 쇼핑의 주 고객층”이라고 설명했다.

○홈쇼핑, 마트도 모바일로 승부

유통업체들은 모바일 쇼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초기 모바일 쇼핑 시장을 주도한 것은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 기업이었다. 이들은 매출의 70% 이상을 모바일에서 얻고 있다.

시장 판도가 바뀐 것은 G마켓 옥션 11번가 등이 모바일 부문을 강화하면서다. 11번가는 지난해 7월부터 쿠팡을 밀어내고 모바일 순방문자 수 1위에 올랐다.

TV 홈쇼핑 업체인 GS샵도 사업의 중심을 모바일로 옮기고 있다. GS샵의 지난해 판매금액 중 20%가 모바일에서 나왔다. 올해는 모바일 판매금액을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1조5000억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마트는 지난해 500억원이었던 모바일 매출을 올해 1500억원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이마트 가상 스토어’를 개설했다. 앱을 실행하면 대형마트 진열대처럼 상품 사진과 상품명, 가격표 등이 나온다. 김진설 이마트 온라인마케팅팀장은 “대형마트 환경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모바일에서 보다 쉽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바로마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마트 가상 스토어와 비슷하게 특정 상품군을 선택하면 여러 상품 사진과 가격이 나오는 서비스다. 기존 모바일 쇼핑에 비해 가격 비교가 쉬워진 것이 특징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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