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만 바라보는 치프라스

입력 2015-03-23 21:00   수정 2015-03-24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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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EU 추가 지원 없으면 수 주내 디폴트"


[ 노경목 기자 ] “추가 구제금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리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공무원 급료 지급을 포함한 공공지출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사진)가 지난 15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보낸 5쪽 분량 편지의 일부분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치프라스 총리가 채무 이행 불가능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궁지에 몰려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19~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72억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다른 EU 정상들을 만족시킬 만한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지 못해서다. EU집행위원회 조사단에 따르면 그리스는 현재 자금으로 4월8일까지만 버틸 수 있다. 4월9일에는 IMF에 4억6700만유로를 상환해야 하는데 이를 마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FT는 “그리스가 추가 구제금융 없이 IMF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는 당장 이달 말 연금 지급과 공무원 임금 지급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궁지에 몰린 치프라스 총리가 선택한 것이 메르켈 총리와의 담판이다. 두 사람은 23일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 추가 구제금융을 논의했다. 치프라스의 서한이 전달된 직후 잡힌 만남으로 그리스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진 양자 정상회담이다.

전망은 밝지 않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22일 FT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정부가 개혁안을 이행하지 않으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들은 어떤 지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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