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해외경험 살려 글로벌 농협금융 앞장"

입력 2015-03-23 21:13   수정 2015-03-24 03:43

농협금융 회장에 내정된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해외진출해 수익 다변화
농협중앙회와 연계해 시너지 극대화 꾀할 것



[ 김일규 기자 ]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23일 “수출입은행장 재직 경험을 살려 농협금융의 글로벌화를 앞당기는 데 노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장기 저금리에 따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이라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등 수익구조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범농협 인프라 활용 수익 개선”

그는 농협금융 회장 내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우선 농협금융의 수익 기반을 확대하는 일에 중점을 둘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익 확대를 위해 농협의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도 내비쳤다. 김 내정자는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농협유통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범(凡)농협’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수출입은행에서 쌓은 수출금융 관련 노하우를 적극 살리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농협이 가진 농·축산물 생산, 가공, 유통 노하우와 금융을 결합하면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지주 내 자회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확대도 수익 확대의 주요 방법론으로 거론했다. 은행 증권 생명·손해보험 자산운용 캐피털 등의 자회사 간 협력체제를 구축해 경쟁력을 높여가겠다는 얘기다.

김 내정자는 “농업인 지위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비전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농협중앙회와의 소통도 강조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의 100% 단일주주다.

○금융정책·감독·현장 섭렵

김 내정자는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리더십 추진력 소통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등 팔방미인으로 꼽힌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도 그 점을 높이 샀다. 회추위 관계자는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을 거쳐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하는 동안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 전반에서 높은 이해를 보여줬고, 국제금융 감각도 갖추고 있다”는 추천사유를 들었다.

실제로 그는 정책과 감독에서부터 현장까지 금융시장 전반을 두루 섭렵했다. 재무부 시절 외환정책과 증권정책과 등을 거쳐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에서 파견 근무하며 전문성과 글로벌 감각을 키웠다. 금융감독위원회로 옮긴 뒤에는 공보관, 감독정책2국장 등 요직을 맡아 소통력을 인정받고, 시장과 호흡을 맞췄다. 수출입은행장 재직 때인 2013년엔 수출기업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은행의 법정자본금을 8조원에서 15조원으로 늘리는 등의 내용을 담은 수출입은행법 개정을 이끌어냈다.

김 내정자는 ‘기타 공공기관’인 수출입은행 행장에서 퇴임한 지 2년이 지나지 않아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농협금융은 올해부터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대상 영리사기업체’에 포함됐다. 행장 재직 시 업무와 농협금융 간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되면 취업이 제한될 수 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 김용환 회장 내정자

△1952년 충남 보령 출생 △1972년 서울고 졸업 △1979년 행정고시(23회) 합격 △1980년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 △2005년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 △2007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2008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2011년 한국수출입은행장 △2014년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현)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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