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위임 통해 속도감 있는 조직 지향…의견수렴해 지속 여부 결정
[ 최유리 기자 ] 조직 구성과 근무 제도에서 과감한 시도로 관심을 모았던 네이버가 이번엔 '책임예산제'를 실험대에 올렸다. 일괄 적용되던 연봉제에서 벗어나 조직장에게 각 조직의 급여 체계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책임예산제를 올해 처음으로 도입하고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책임예산제의 가장 큰 특징은 조직장이 개별 조직과 임직원의 급여 체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기본 연봉에 추가적으로 성과급이 지급되는 방식이었다.
조직장은 조직별 목표나 성과 평가 체계부터 연봉에 성과급을 포함시킬지 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조직장과 조직원의 합의 아래 개인별로 연봉 체계에 차등을 둘 수도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급여를 높게 가져가고 싶으면 연봉 책정시 PS(profit share, 성과급)를 포함시킬 수 있고 목표를 이뤄가는 운영 중심으로 가면 따로 가져갈 수도 있다"며 "PS를 연봉에 포함시켰더라도 조직이 목표한 성과를 이루면 PS가 추가되는 등 열려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책임예산제를 도입한 것은 독립적인 급여 체계로 각 조직에 맞는 경쟁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권한 위임을 통해 속도감 있는 조직을 지향하는 회사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그간 네이버는 신속한 의사 결정과 실행력을 위해 본부제 폐지, 책임근무제 및 사내 독립 기업 도입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다만 조직별로 임금 체계가 달라지면서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성과에 따라 임금 체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조직 문화가 경쟁 일변도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매출로 성과를 일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별로 기준이 다양하다"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100%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설명회도 열고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올해 책임예산제에 대해 의견 수렴과 보완책 검토 등을 거쳐 제도를 지속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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