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지난 23일 오전 3시18분. 싱가포르의 영광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일생을 불도저처럼 달려온 거인이 영면에 들었다. 싱가포르의 아버지(papa) 리콴유(1923~2015년, 91세). 36세부터 26년간 총리가 되었고, 그 이후에는 선임장관, 고문장관으로 2011년까지 싱가포르 국정에 자신의 철학인 ‘자유로운 경제와 마키아벨리식 통치’를 실현시켰다. 이는 명확한 미래에 대한 비젼, 정확한 정보수집, 객관적이고 냉철한 실용적 접근방법, 고위층으로부터의 청렴에 대한 실천의지로 이룰 수 있었다. 주위 상황이 어려울수록 더욱 목표에 집중했고, 그 실천방법을 더욱 세밀화했다. 대입을 앞둔 고3 수험생들은 앞으로 많이 힘들 것이다. 그럴때면 리콴유 전 총리의 모습을 떠올려보기를 권해본다. 이번 호는 지난 호에 이어서 ‘서울대의 자기소개서 문항별 작성방법’을 알아본다. 우선 문항1을 제시해본다.
Ⅱ. 자기소개서 문항별 작성방법 (문항1)
◆문항 1=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酉째?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주시기 바랍니다. (1000자 이내)
(1)의미
서울대 자기소개서 작성에 있어서 서론에 해당된다. 전체적인 자기소개서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방향타 구실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문항을 살펴보면 학업에 대한 노력과 학습경험이므로 방대함과 동시에 평범함으로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서울대가 이 질문을 통하여 어떠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지 그 취지를 안다면 무엇을 쓰면 되는지 의외로 쉽게 알게 된다.
(2)취지
서울대는 이 문항을 통해 학업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 학생이나 학습경험이 보통학생보다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즉, 학생이 학업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이러한 호기심을 탐구력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자기주도성과 지적인 성장에 대한 가능성이 높은지 파악하기 위해 이 질문이 필요한 것이다.
(3) 학업능력 관련 질문의 변화
① 2008~2009학년도에는 학업 관련 질문을 ‘지원한 모집단위에서 공부하기 위하여 고등학교 재학기간 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에 대해 학업능력, 특기능력, 모집단위 관련 활동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라고 하였다. 모집단위 관련, 고등학교 재학관련과 노력 중심을 요구하고 있다. 이후 ② 2010~2011학년도에는 ‘학업능력이나 특기능력을 중심으로 지원 모집단위와 관련하여 어떻게 노력해왔는지 기술하시오’로 바뀌었다.
어떻게(how)에 해당하는 과정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③ 2012학년도에는 공통질문으로 ‘고등학교 재학 중에 지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학업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 내용을 기술하시오’라고 하였다. 이는 공통질문이므로 특기능력이 빠졌고, 고등학교 재학기간으로 다시 한정됐으며, 학업능력의 원인으로 지적인 호기심이란 개념을 새로 삽입했다. 반면에 모집단위라는 제한은 제외됐다. 즉, 모집단위와 관련성이 없더라도 특기가 아닌 일반적인 학업능력에서 지적인 호기심을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 강조하면서 작성하면 되는 것이다.
④ 2013~2014학년도에는 공통질문으로 ‘고등학교 재학기간 또는 최근 3년간(단, 초등학교, 중학교 재학기간 제외) 지적호기심을 가지고 학업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 내용을 기술하시오’라고 하였다. 재학생이라면 고등학교 재학기간인 3년의 활동을 말하는 반면, 재수생이나 N수생이라면 지금부터 최근 3년간의 지적호기심과 학업능력의 변화에 대하여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 ⑤ 2015학년도에도 공통질문으로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하시오’로 제시하였다. ‘최근 3년간, 지적호기심’이란 어구가 삭제되었고, ‘학습경험, 배운 점, 느낀 점’이란 어구가 삽입되었다.
이러한 학업능력 관련 자기소개서 질문이 변화되었다고 해서, 요구사항이 특별히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서울대의 인재상과 선발원칙은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학업능력의 취지도 큰 변화가 없다고 보면 된다. 지적인 호기심이란 어구가 삭제되었다고 해서, 배우고 느낀 점이란 어구가 없다고 해서 전체적인 내용적 요소로서 의미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4) 개념요소 및 작성방법
문항1의 개념요소로는 ①시간적 요소로 고등학교 재학기간, ②대상적 요소로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 ③내용적 요소로 배운 점, 느낀 점이 제시되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① 자기소개서에 적을 내용은 시간적으로 고등학교 재학기간 내로 한정된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의 활동을 중심으로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또 교내활동을 중심으로 작성하면 된다. ② 학업에 기울인 노력이란 교내에서 스스로 기울인 학업에 대한 노력의 과정을 말한다. 반드시 국어, 영어, 수학 같은 교과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식에 대한 궁금함과 호기심을 가지고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자신이 스스로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기에 자기소개서의 질문 항목에 지적인 호기심이란 어휘가 빠졌다고 이를 안 쓰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즉, 반드시 언급이 되어야 할 요소는 무엇이 궁금한지, 왜 궁금한지, 이 궁금증을 어떠한 과정으로 해소하고 있는지다.
학습경험이란 교과학습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체험학습 경험, 토론 학습 경험 등 학습 관련된 활동경험을 말한다. 이러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학습에 관련한 자질이나 능력이 새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서울대에서는 문항1을 통해서 학생이 서울대에 와서 스스로 궁금증을 찾아내고 이를 독서, 토론, 발표, 보고서 또는 논문쓰기 등을 통하여 해결해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해보고 싶어 한다. ③ 배운 점이란 기존에는 몰랐거나 애매하였던 것을 명확한 기준으로 분류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을 말한다. 그저 지식을 새로 알고, 기억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느낀 점이란 노력이나 활동을 통하여 스스로에게 느끼는 부분과 사회에 대하여 느끼는 부분을 말한다. 좌절감과 낙담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목표를 향해가는 열정을 보일 수 있다면 매우 바람직한 자기소개서라고 볼 수 있다.
(5) 분량 및 주의사항
문항 1에서 알고자 하는 것은 학생의 학업에 대한 자질이다. 그러기에 이를 잘 나타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이 있다면 이를 중심으로 깊이 있게 제시하면 된다. 그러기에 하나의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괜찮다. 하지만, 보통은 하나의 사건이나 사례를 가지고 500자를 구성하고 있기에 1000자로 하면 2개의 사례로 2문단을 구성한다. 하지만, 이는 참고사항일 뿐이다.
또 문항 1의 내용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의 학습자질이라는 것이다. 자신에 관한 주제나 주장을 한 개 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논리적이고 분석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항1에 맞는 범주의 ‘논술’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자신에 관한 소설이나 수필이 아님을 잊지 말자. 대부분의 학생이 자신의 학습에 관한 자질을 주제로 설정하지 않고, 몇몇 사건이나 사례를 나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작성시 유의사항’은 반드시 확인하기 바란다. 유의사항을 위반하면 자기소개서를 힘들게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불합격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Ⅲ. 학생의 질문과 현민선생님의 답변
▷학생= 현민 선생님, 저는 부산에서 고등학교 다니고 있어요. 고1 때부터 서울대를 목표로 하였고, 이제는 고3에 올라가요. 그래서 매년 자기소개서를 작성해보고 있어요. 그런데 서울대는 지원동기나 학업계획이 없어서 매번 고민이 되요. 궁금해요.
▷현민선생님= 아주 좋은 질문이예요. 많은 학부모와 학생이 질문하는 내용이랍니다. 대학은 ‘우리 대학에 와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지’ 명확하고 열정이 많은 학생을 선발한답니다. 서울대는 이것이 특히 강해요. 당연히 자기소개서에 지원동기와 미래 학업계획이 투영되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이를 ‘저의 지원동기는 무엇입니다. 미래 학업계획은 이러합니다’라고 직접적으로 제시해서는 안 되요. 문항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러기에 간접적으로 배운점과 느낀 점을 제시할 때 자신의 지원동기와 연결하면 좋아요. 그리고 사례를 선정할 때 미래 자신의 학업계획과 연결성이 높은 것을 제시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제 메일로 보내주세요.
문의 : 이메일, 분당에스논술(네이버블로그, 031-717-5487)
현민 < S·논술수석연구위원 hm6161@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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