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혼다 5세대 레전드, 기술력으로 승부 ··· 핸들 놓아도 곡선주행 운전 스스로 '척척'

입력 2015-03-29 10:08  

핸들 조작 안해도 15초간 자동 운전···자율주행 초기 단계 체험 가능해
앞선 차량 근접하면 센서로 속도 조절···차선 인지해 스티어링휠 자동으로 움직여





[ 김정훈 기자 ] 운전 중 핸들을 손에서 놔버리고 휴대폰 메시지를 보내거나 잡지를 보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 가전 박람회)'에선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자율 주행' 선행기술을 선보였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거나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차가 스스로 목적지까지 달릴 수 있는 미래형 자동차의 테스트 단계를 미리 확인했다.

GM, 도요타, 다임러, BMW 등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동화 운전 단계의 기술력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혼다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판매 부진으로 한국 시장을 떠났다가 4년 만에 돌아온 혼다의 최고급 세단 레전드(5세대)를 타보니 자율주행 초기 단계를 체험할 수 있었다. 지난 24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인천 영종도를 돌아오는 코스로 신형 레전드를 시승했다.



레전드에는 앞차와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달릴 수 있도록 돕는 자동감응식 정속 주행장치(크루즈 컨트롤)가 있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거나 떼지 않아도 전방 그릴에 탑재된 레이더 센서를 통해 앞서가는 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앞선 차량이 바짝 다가오면 자동으로 속도가 떨어진다.

올림픽도로를 달리는 중 스티어링휠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눌러 이 기능을 조작해 봤다. 주행 속도는 시속 80㎞에 맞췄다. 앞서가는 차량이 가까이 다가오자 차가 스스로 속도를 낮췄다. 선행 차가 차선을 변경해 사라지면 그 다음 차량으로 타깃이 자동으로 전환됐다.

핸들을 잡아야 하는 곡선 주행에서 손을 떼봤다. 핸들이 자동으로 차선을 따라 각도가 조절된다. 차선 유지 보조시스템(LKAS) 덕분이다. 주행 차로 인식장치를 통해 양쪽 차선을 감지해 차가 알아서 핸들을 움직였다. 자동 운전은 정확히 15초간 진행된다. 15초가 지나자 계기판에 '핸들을 잡아라'고 표시를 준다.



레전드는 스포츠카 같이 날카롭게 아스팔트를 긁어대는 유럽형 스포츠세단이 아니다. 반면 일본차 특유의 안락함과 편안함이 있다. 주행 소음은 적고 가속은 부드럽다. 배기량 3471cc 6기통짜리 가솔린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힘은 넘친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6㎏·m다. 표시 연비는 9.7㎞/ℓ인데 3.5ℓ 대형 세단 특성을 감안하면 나쁘진 않다.

혼다가 세계 최초로 신형 레전드에 도입했다는 네바퀴 조향기술(P-AWS, 직선 주행, 코너링, 太?변경 등 속도 제어가 필요할 때 뒷바퀴의 움직이는 각을 조절해 주는 장치)도 흥미로운 기능이다.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할 때 앞바퀴뿐 아니라 뒷바퀴도 함께 움직여 핸들링 감성과 주행안정성을 높여준다. 물론 짧은 시승 구간에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체험하기는 쉽지 않았다.

신차 외관은 헤드램프가 예쁘다. 보석처럼 생긴 10개의 쥬얼리 LED(발광다이오드)를 장착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할로겐 전조등보다 10배 이상 밝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실내 센터페시아에는 디스플레이가 2개다. 상단의 8인치 내비게이션은 주차보조장치 등 다양한 주행 정보를 보여준다. 아래부분 7인치 터치스크린은 오디오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오디오 장치는 장점이라 꼽고 싶다.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크렐' 제품이 들어가 있다. 시승 중 팝가수 셀린 디온의 노래 'All By Myself'(1996년 곡) 볼륨을 높여 스피커 음질을 체크해 봤다. 차량에 탑재된 14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향이 마치 콘서트홀 같은 장엄한 소리를 전달한다.



레전드는 2011년 혼다 매장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왔다. 미국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세단 '어큐라'로 꾸준히 팔렸으나 한국에선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각종 신기술과 성능·디자인을 보강한 풀 체인지 모델인데도 가격표는 이전보다 낮아진 6480만 원. 엔저 효과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판매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했다. 혼다 기술력을 보여주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상징적인 차로 레전드를 팔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레전드와 동급으로 비교되는 차들은 이름만 들어도 쟁쟁하다. BMW 528, 벤츠 E300 등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국산차 가운데선 현대차 제네시스가 비슷한 가격대다.

레전드의 인지도는 분명 독일 프리미엄 세단에 뒤진다. 월 30~40대만 팔려도 혼다코리아는 만족한다는 목표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레전드에 들어가 있는 첨단 기술이나 주행안전 장치는 적어도 7000만 원이 넘는 비싼 차에서 탑재되는 것들" 이라며 "가격 경쟁력은 동급 모델 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레전드는 겉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타보면 매력이 더 많은 차다. 이름 값이 약하다는 단점만 뺀다면 6000만 원대 고급 세단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먹힐 것으로 예상된다. 반가운 복귀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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