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경우 국내의 금리 인하 압력도 거세질 것으로 보여 대형주 중심의 경기민감주(株)에 대한 비중확대가 유효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더불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 기대감도 증시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중국發 호재에 외국인 '바이코리아' 지속 기대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24포인트(0.51%) 오른 2030.0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사흘 만에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수급 호재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731억원 어치의 주식을 담았다. 개인도 15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9거래일째 '팔자' 기조를 유지하며 780억원을 순매도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뿐만 아니라 유럽 주요 증시를 끌어 올리는 호재로 작용했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3.65포인트(1.49%) 상승한 1만7976.3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5.22포인트(1.22%) 오른 2086.24, 나스닥종합지수는 56.22포인트(1.15%) 상승한 4947.44를 나타냈다.
이날도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가 투자심리를 끌어올려 외국인 매수세 유입의 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장이 전날 폐막한 보아오 포럼에서 최근 지속되고 있는 중국의 낮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중국이 낮은 물가상승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경기 부양에 나서는 추가 부양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은 1% 대에 진입한 상태로 지난 2월의 경우 전월 대비 1.4% 증가에 머물렀다. 그나마 춘제(春節·음력설) 효과에 따라 다소 개선된 수준으로 지난 1월의 경우 1%대 마저 무너진 0.8%에 그쳐 디플레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때문에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의 디플레 우려 발언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던 인민은행이 중국의 성장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국내에서도 추가 금리인하와 관련된 논의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기 둔화 지속 등으로 국내 수출 경기의 반등이 지연될 경우 한국은행이 5~6월중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상향 조정되고 있는 주요 기업 1분기 실적…대형주 위주 매수 전략 유효
국내 주요 기업의 1분기 시장 컨센서스(예상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지난 1분기 국내 주요 기업 241종목(시가총액 비중 91.0%)의 순이익 예상치 합계는 2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2% 증가했다.
이준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 이후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어 긍정적인 주가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주간단위 영업이익 변화율을 살펴보더라도 최근 5주 동안 거의 대부분 상향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적 개선 폭이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는 만큼 선별적인 업종별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중소형주 보다는 대형주의 실적 개선 폭이 큰 만큼 경기 부양책을 염두해 둔 경기민감주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
NH투자증권은 증권, 반도체, 에너지, 디스플레이 4개 업종의 경우 1분기 및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동시에 1% 이상 개선되는 차별적인 실적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어 실적시즌 기간 동안
안정적인 주가흐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준혁 애널리스트는 "실적 시즌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최근 2년 동안 이어진 실적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차별적인 실적 모멘텀을 나타내고 있는 업종 내 대형주 위주로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부진한 수출 경기에 더해 환율의 기저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1분기 보다 환율의 기저효과가 극대화되는 2~3분기에 대한 실적 기대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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