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야망, '일대일로'③]신(新)실크로드서 찾는 '새 먹거리'…국내 증시 수혜주는

입력 2015-03-31 10:35   수정 2015-03-31 10:42

[ 박희진 기자 ]
'팍스 시니카'를 향한 중국의 야심과 '팍스 아메리카나'를 지키려는 미국의 자존심 대결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나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추진은 두 나라 간 첨예한 주도권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G2의 충돌 사이에서 애매한 상황이지만 대(對) 중국 경제 의존도를 감안했을 때 AIIB 가입은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이 AIIB를 추진하려는 진짜 목적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차원을 넘어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는 '신(新) 실크로드'(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 조달의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10년 중국의 정치에서 경제, 외교, 산업, 투자 종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3편에 걸쳐 집중 해부해본다. <편집자주>


정부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결정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중국 '신(新) 실크로드' 수혜의 기반이 마련됐다.

AIIB 가입을 통해 자금 공여국이 되는 한국은 향후 중국 주도의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 참여 지분에 상응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증권가는 내부적으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게 됐다며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AIIB 가입에 따른 단기적인 영향보다는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얻게 될 장기적인 수혜에 주목하고 있다. AIIB의 한국 지분 등 향후 지켜봐야할 변수가 남아있지만,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에 따른 일부 업종의 수혜는 분명하다는 시각이다.

◆국내 건설·상사株, 수주 회복 기대

국내 증시에서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는 건설주가 꼽힌다.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 수주가 아시아지역 인프라 투자 확대로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신 실크로드와 관련된 인프라 수요는 향후 5년간 5조달러에 달한다. 2020년까지 매년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건설 수요가 발생돼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의 아시아지역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 등에 힘입어 아시아지역의 인프라 투자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7%대의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0년대 중반에는 아시아지역이 전세계 인프라 투자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다.

특히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아시아지역 인프라 관련 경험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어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의견이다. 실제 국내 건설사의 아시아지역 수주 비중은 2010년~2014년 연평균 32.3%에 달한다.

강승민 NH塚憫超?연구원은 "아시아지역은 중동 다음으로 국내 건설사의 수주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며 "그동안 자금조달 문제로 지연됐던 인프라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발주 규모가 증가하고, AIIB 지분율 만큼 국내 건설사의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참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자재 공급과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종합상사업체들과 화학 석유 철강업체들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정부지출에 대한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화학 석유정제 철강 등 전통산업에 우호적인 재료로 인식될 것"이라며 "사회간접자본 투입은 건설 제조업 운송 등의 성장도 유발해 이들 산업의 센티멘털(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 중국 철도주 好好…소재·금융도 호재

중국 증시에서는 이미 일대일로 관련 수혜 종목들이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교통운수 해양공업 원전설비 건자재 에너지업체 등이 일대일로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부터 중국철도건설과 중국남차 등 철도 관련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중국 정부가 현재 10만km 수준인 국내 철도망을 2020년 15만km, 2030년 20만km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철강 화학 시멘트 등 소재 관련주도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소 연구원은 "신 픕㈆琯?프로젝트를 통한 인프라 확충은 과잉생산 부담에 시달리는 중국의 철강, 화학 등의 산업에서 관련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신 실크로드 구축에 소요되는 자금지원과 역내교역 확대 등으로 위안화 국제화의 밑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대일로는 중국자본의 글로벌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중국 금융사들에게 타국가 경쟁사 대비 큰 이점을 제공한다"며 "향후 중국 금융사들은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에 따른 B2B 형태의 전방위적 금융서비스 제공 등으로 존재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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