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문제 정치적 활용 안돼"
[ 전예진 기자 ] 김황식 전 국무총리(사진)는 31일 “일관되게 계승되며 진화하는 통일 정책이 없고 통일을 주도할 정치적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김 전 총리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연 국가발전포럼 강연에서 독일의 통일 과정에 비춰봤을 때 한국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지속적인 남북교류가 없고 대북 문제가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핵보유 문제, 남남 갈등 등도 통일의 걸림돌로 꼽았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에서 비롯된 과도한 통일 낙관론도 경계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과 드레스덴 선언으로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바람직하지만 통일은 민감한 문제이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통일은 시행착오와 후유증으로 피와 땀과 눈물의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와 평화통일을 위해 정부는 기관별로 모든 경우를 상정해 치밀한 계획과 시나리오를 세우고 성급한 성과지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흡수통일이나 북한체제 붕괴 발언 등의 자극적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체제통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다.
이날 강연자로 참석한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은 “독일 통일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통일 후 토지 배분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은 동독에서 몰수한 토지를 원소유주에게 ‘선반환 후보상’ 원칙으로 분배했으나 동독 주민들이 원소유자에게 토지와 집 반환을 거부하면서 5년간 400만건의 토지소송이 발생했다.
권 전 장관은 “통일 후 일정기간 토지 임대제를 시행한 뒤 단계적으로 사유화하고 사회기반시설 등 공공시설용지를 우선 확보해야 한다”며 “사유화 후에도 상당 기간 강력한 거래 허가제를 시행하고 ‘계획 없으면 개발 없다’는 원칙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전력 등 인프라가 구축된 개성공단을 보건의료 교류의 장으로 활용해 북한의 보건의료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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