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포럼] '닮은 꼴' 아베노믹스 평가…"한국 경제 '탈출구' 찾자"(종합)

입력 2015-04-03 18:00  


"일본과 한국은 여러 측면에서 경제적 유사성을 띤다. 우리와 유사한 조건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베노믹스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한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과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이 주최한 '제5회 한경닷컴 일본경제포럼'이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의 공식 행사로 승인받았다.

'아베노믹스 성공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유관 기관과 기업 관계자, 대학(원)생, 개인 투자자 등 200여명이 찾아왔다. 발표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마라톤으로 이어졌지만 참석자들은 진지한 태도로 강연을 들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은 "경제 정책의 경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아베노믹스를 성공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실패라고 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고용부분 성과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 부회장은 "실업률이 2012년 평균 4.3%에서 지난해 평균 3.6%로 떨어졌다"며 "완전 고용에 가까운 성과를 냈기 때문에 고용 만큼은 아베노믹스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일 언론의 아베노믹스 평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은 "일본 경제의 강점은 배우고 약점은 버려야 한다"며 "스피드와 임기응변에 강한 한국 경제의 장점을 살리되 기초기술과 연구개발(R&D)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일본 경제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화살'에 대한 본격적인 발표가 이어졌다. 세 개의 화살은 대규모 금융 완화와 재정 지출 확대, 성장 전략이다.


첫 번째 화살인 금융 정책에 대해 발표를 맡은 정태훈 경북대 교수는 "아베노믹스의 금융 정책은 지난해 초반까지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그 이후로는 힘든 상황"이라며 "주가 상승, 엔저 유도는 성공했지만 무역 지수 개선과 실물 경제 효과까지 이어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아베노믹스의 재정 전략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김도형 한림대 겸임교수는 "정부 부채와 재정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재정건전화 정책이 빠진 아베노믹스의 전략은 실패할 수 있다"며 "재정건전성, 경제력, 사회보장의 지속가능성 등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성장 전략'을 진단했다. 그는 "성장 전략이 아베노믹스발 로켓의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성장 전략을 기반으로 기업의 수익이 개선돼야 일자리 창출, 소비 증가, 투자 전환 등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치적인 노선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여건을 조성하는 정책과 더불어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참석자들은 내용을 필기하거나 발표 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열띤 강연에 답했다. 강연자들과 참석자들 사이에 진지한 토론도 이어졌다.

포럼에 참석한 임창묵 씨(27)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상황이 일본과 비슷해 일본의 현재 경제 정책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포럼에 참석했다"며 "일본경제의 거시적인 흐름이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제 관련 논문을 쓰고 있다는 정효경 씨(22)는 "어려운 일본 경제 정책에 대해 전문가가 자세히 짚어줘서 좋았다"며 "발표자들의 발제를 듣고 보니 아베노믹스에 대해 좀 더 장기적으로 살펴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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