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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닌텐도는 갑작스럽게 10여년 간 유지해 온 회원제 서비스 '클럽 닌텐도'의 종료를 공지했다. 닌텐도 클럽은 닌텐도 제품을 살 때마다 마일리지를 모아 다양한 한정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한국에도 일본 주소지를 등록하여 상품을 수령하는 유저들이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은 서비스여서 왜 종료하는지 의아했지만, 딱히 짚이는 것이 없어 그냥 지나쳤다.</p> <p>그리고 2개월 뒤 밝혀진 이유는 게임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만큼 쇼킹한 뉴스였다. 2015년 3월 17일, 닌텐도는 DeNA와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모바일 플랫폼 게임을 제작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 소식으로 국내외의 게임 커뮤니티가 들썩인 것은 물론이고, 메이저 뉴스 언론들도 대서특필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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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닌텐도 공식 페이지(http://www.nintendo.co.jp/corporate/release/2015/150317/) |
닌텐도의 발표 이후 기대감에 닌텐도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전통적으로 콘솔 게임을 즐겨왔던 유저층에서는 2001년 세가의 하드웨어 철수와 마찬가지로 이제 닌텐도도 본래의 색깔을 잃을 거라는 부정적인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시각을 예상한 듯 이와타 사장은 게임 전용기 사업에 대한 의욕을 그 어느 때보다 과시하기도 했다.</p> <p>닌텐도의 이번 발표는 화투를 만들던 기업에서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로의 변화나, 장난감을 만들던 기업에서 가정용 게임기를 만드는 기업으로 변화한 것만큼이나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와타 사장 역시 'TV가 없던 시절에 창업한 닌텐도가 TV게임을 만드는 사업에 뛰어든 것과 구조적으로 동일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p> <p>닌텐도의 이번 발표는 '닌텐도가 모바일 플랫폼으로 게임을 개발한다'라기보다 '닌텐도가 플랫폼 경쟁에 진출한다'라고 보는 것이 맞다. 물론 가정용 게임기 비즈니스 자체가 플랫폼 경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들의 왕국에서만 전선을 구축하던 닌텐도가 드디어 전선을 확대했다고 볼 수 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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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기자회견 전후의 닌텐도 주가 추이. 출처 = 일본야후 파이낸스 |
</p> <p>이번 일본겜톡에서는 모든 준비가 다 되었기에 뛰어들었다는 닌텐도의 승부수를 들어보기로 한다.</p> <p>■기자회견 주요 요점 "스마트폰용 게임 개발, 보급해 게임 인구 늘리겠다" </p> <p>갑작스런 모바일 플랫폼 진출과 DeNA와의 자본제휴 소식까지는 매우 충격적인 것이었으나, 발표 자체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내용이었다. 이와타 사장은 그간 닌텐도의 방향에 대해 우려하던 목소리에 대해 답변이라도 하듯, 스마트 디바이스 시대에 있어 닌텐도의 위치를 설명하면서 발표를 시작했다.</p> <p>먼저 그간 닌텐도의 부진을 인정했고, 다양한 목적의 기기가 스마트 기기로 통합되는 시대의 흐름에서 게임 전용기 역시 자유롭지 않음을 이야기했다. 반면 게임 전용기 비즈니스에 대한 비관론은 부정했는데, 타 게임 전용기 플랫폼 홀더와 달리 닌텐도는 그 자신이 플랫폼에 게임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메이커임을 강조하며 2014년 후반기 6종의 타이틀이 200만장 이상 판매된 사실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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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본겜톡에서 소개했던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즈'와 '요괴워치'가 포함되어 있다. |
닌텐도의 기본 가치가 건재함을 과시한 후 〈?스마트 기기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닌텐도가 그동안 긴 시간을 고민한 것은 콘텐츠의 제공과 소비가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는 스마트 디바이스 환경에서 닌텐도 IP의 가치를 잃지 않고 재미를 제공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고 한다.</p> <p>이제 그 과제에 대한 해결점을 찾았으며, 스마트폰용 게임을 개발, 보급하여 게임 인구를 좀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닌텐도의 무기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닌텐도 IP이며, 그 파트너로 세계 최고 수준의 웹 서비스의 구축과 운영 노하우를 가진 DeNA를 선택했다고 한다.</p> <p>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 디바이스용의 닌텐도 IP 게임을 양 사가 공동 개발하는 것이 관건으로, 이왕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이상 제대로 시작해서 억 단위의 유저가 게임을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닌텐도 IP는 가리지 않고 출시할 계획인 반면 그 타이틀은 까다롭게 선택할 것이며, 기존의 게임기용 타이틀을 그대로 포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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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강점은 30여년 간 쌓아온 IP들. 출처 = 닌텐도 공식 페이지 |
</p> <p>이와타 사장은 게임 전용기 사업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스마트 디바이스에 진출하는 것과 관계없이 게임 전용기에 그 어느때보다 집중한다는 것이다. 게임 전용기 게임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다는 것은 스마트 디바이스로 게임을 제공한다 해도 최종적으로는 게임 전용기 위주의 비즈니스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p> <p>그런 방향을 확인이라도 하듯 이어서 새로운 게임 전용기인 'NX'를 2016년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1년 WiiU의 발표 후 4년만의 새 하드웨어 발표가 된다. 닌텐도의 새 하드웨어 발표로서는 초라한 감이 없지 않지만, 앞으로의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갈 기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다.</p> <p>최종적으로는 스마트디바이스와 게임 전용기 사이의 가교를 만들어, 더 많은 고객이 닌텐도 IP를 알게 하고, 보다 고품질의 게임은 게임 전용기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마트 기기와 게임 전용기가 시장을 더욱 확대하여 윈윈하겠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통합 서비스를 DeNA와 공동 개발하고 운영할 것이며, 이것이 새 플랫폼의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p> <p>이어서 DeNA의 모리야스 이사오 사장이 바톤을 넘겨받았다. 1999년 창업한 DeNA는 2004년 이후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 집중해 왔으며 세계 톱 클래스의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음을 피력했고, 그 근거로 대규모 트래픽 수용력, 유저 데이터 분석을 통한 빠른 서비스 개선능력,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 설계력을 꼽았다.</p> <p>갈라파고스 휴대폰(모바일 인터넷이 활성화되어 있는는 2000년대의 일본 피처폰을 가리키는 용어)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 온 DeNA는 스마트폰과 네이티브 어플리케이션 체제로 전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고, 최근에 들어서야 스마트폰 어플에서도 의미있는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어서 모리야스 瑛揚?짧은 시간동안 스마트폰 어플의 경쟁은 너무나 치열해져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IP라고 강조한 뒤, 닌텐도의 게임 IP를 통해 자사의 모바일 게임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p> <p>이어서 양사는 업무제휴에 대한 결속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자본제휴를 실시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DeNA가 보유한 주식 15,081,000주(발행 주식수의 10%. 총액 약 220억 엔)를 제3자 할당방식으로 닌텐도가 취득하고, 닌텐도의 보유 주식 1,759,400주(발행주식 수의 1.24%. 총액 약 220억 엔)를 DeNA가 취득하는 방식이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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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제휴 및 자본제휴에 관한 닌텐도 공시 자료 |
발표종료 후에 이어진 기자들의 질의응답에서는 주로 양 사가 업무제휴를 하게 된 배경이나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 등의 질문이 많았고, 양 사가 계속 협력하겠다는 것과 구체적인 것은 앞으로 결정될 때마다 밝히겠다는 전형적인 대답이 반복되었다. 다만 발표내용과 다른 몇 가지 포인트가 있었다.</p> <p>먼저 닌텐도는 기존의 과금 위주의 정책을 그대로 시행하지는 않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어린이 위주의 고객을 상대로 사업을 전개해온 닌텐도의 가치를 잃지 않겠다는 것이다. 수익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은 수익보다도 어떻게 더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도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p> <p>또한 양 사가 공동으로 게임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겠다는 발표 내용과 달리, 기획 및 프런트엔드는 닌텐도가, 운영 및 백엔드는 DeNA가 주도한다는 식으로 좀 더 선을 그었다. 닌텐도가 다른 회사가 아닌 DeNA를 선택한 배경도 '닌텐도가 잘하는 것을 잘 하는 회사는 중요하지 않다'는 발언으로 설명했다. 클럽 닌텐도를 잇는 통합 회원제 서비스도 닌텐도가 중심이 되어 관리하며 DeNA는 유저동향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만 수집한다고 한다.</p> <p>전반적인 내용으로 볼 때 금번 발표는 그간 회자된 업계의 닌텐도에 대한 우려에 대해 정돈된 대답과도 같았다. 닌텐도가 드디어 스마트 디바이스로 게임을 만든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 형태는 아직 미지수이며, 어떤 식으로 수익을 낼지도 미정 불분명했다.</p> <p>지금까지의 정보만으로는 게임기 비즈니스가 중심이 되는 기존의 노선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자사의 게임 플랫폼 '닌텐도 네트워크' 및 '미버스' 로 대표되는 폐쇄 회원제 서비스에 대해서는 백기를 든 셈이고, 그 부분만 DeNA에 위탁한 것이다.</p> <p> ■플랫폼 홀더로서의 패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필사의 각오하는 닌텐도!</p> <p>닌텐도가 어떤 방침을 갖고 있는지를 예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닌텐도가 플랫폼 홀더로서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 사실 패미컴과 수퍼패미컴 시절의 닌텐도는 가혹할 정도로 자사의 이익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 닌텐도가 카트리지를 직접 생산하는 방식으로 게임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개발사에게서 제조비를 포함한 플랫폼 수수료를 챙겼고, 게임의 유통구조 역시 '초심회'로 대표되 ? 판매상에 대한 리스크 떠넘기기로 악명이 높았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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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년 당시 닌텐도의 비즈니스 방식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책 '닌텐도의 비밀' |
타 업체와의 협업 역시 그다지 좋은 추억이 없다. 1980년대 말 CD-ROM 게임기를 개발하기 위해 소니와 제휴했던 닌텐도는 자사의 플랫폼 홀더로서의 위치를 위협받음을 인지하고, 기기와 전용 포맷이 거의 완성될 무렵 소니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일방적으로 뒤통수를 맞은 소니는 독자적으로 '플레이 스테이션'을 내놓고, 결국 시장을 석권하게 됨으로써 닌텐도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다.</p> <p>CD-ROM의 가능성을 일찍이 예견했으면서도 카트리지를 고수했던 것은 왜일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될 수 있지만, 당시 소니의 위상을 생각하면 일방적인 업무제휴 파기 또한 닌텐도로서도 꽤 큰 부담이 되는 결정이었다. 그것은 바로 플랫폼 홀더로서의 패권을 내주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p> <p>당시 닌텐도의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은 '플레이 스테이션과 새턴이 200만대를 넘으면 나는 닌텐도 사장을 그만두겠다' 등의 강한 발언을 하며 공격적으로 나선 적이 있는데, 필자를 포함한 당시의 유저들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코웃음을 쳤지만, 이 역시 플랫폼 홀더로서의 이익을 緇갚?위해서 필사적인 액션을 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p> <p>10여 년 간 소니에게 거치형 콘솔의 패권을 내주었던 닌텐도는 이와타 사장 체제가 되면서 기존의 강경한 노선은 조금 내려놓고 개발사들과의 상생을 도모하게 된다. 또한 '게임인구의 확대'를 내세우며 NDS와 Wii를 통해 실제로 그것을 훌륭하게 실현해 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보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판매할수록 이익을 확실하게 거두는 '독자 플랫폼'의 노선이 전혀 바뀌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p> <p>이렇듯 새로운 고객을 창조할 수 있을 때만 움직였던 닌텐도가 다른 회사에서 만들어놓은 판에 뛰어들어 놀 리 없는데, 발표가 끝난 뒤 질의응답에서 왜 구글, 애플과의 관계가 언급되지 않았는지 필자로서는 정말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약속이나 한 듯 모든 기자들의 질문은 양 사의 계획이나 협력방식에 대한 질문이었고, 이와타 사장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앞으로 차례차례 공개하겠다' 라는 전형적인 대답으로 일관했다.</p> <p>발표내용에서는 협력과 시너지 위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발표 종료 후 이어진 기자 질의에서는 닌텐도의 역할과 DeNA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질문이 몇 번이나 반복되었다. 약간은 두루뭉술한 대답으로 일관하던 이와타 사장도 질문이 반복되자 '좀 극단적이지만 DeNA가 쿠로코(무대 뒤에서 검은 옷을 입고 돕는 존재)가 될 것을 모리야스시가 제안한 바 있습니다.'로 확실히 선을 그었다. 플랫폼 홀더로서의 지위를 전혀 놓지 않은 것이다.</p> <p>다만 CD-ROM 기술을 소니, 그리고 필립스와의 제휴로 간접적으로 진행한 것과 같이 계정 기반의 회원제 서비스 역시 DeNA의 노하우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닌텐도로서는 큰 결정이 ? 그도 그럴 것이, Wii에서 시작된 디바이스 기반의 계정 개념은 3DS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못했으며, 뒤늦게 닌텐도 네트워크를 통해 WiiU와의 계정 통합을 하는 과정은 유저로서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했다. 야심차게 내놓은 Miiverse는 트윗과 페북 연동기능을 지원한 순간부터 폐쇄성을 잃어버리는 딜레마를 안게 됐다.</p> <p>플랫폼 홀더는 이익을 창출하기도 하지만, 많은 개발사들이 게임을 개발할 환경을 만든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이것은 기업에 이윤추구와 함께 사회적 역할이 요구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닌텐도의 이런 움직임은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에 닌텐도가 경쟁자로 들어온다기보다는 닌텐도가 스마트 디바이스 환경에 새 시장을 연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p> <p>■ 모바일 웹 어플리케이션-완전한 앱 활용</p> <p>스마트폰의 등장 후 네이티브 앱 중심의 시장이 된 것은 플랫폼에 딱히 영향을 받지 않는 PC게임 개발사, 인디 및 개인 개발자들에게는 좋은 환경이지만, 자체 플랫폼을 가진 기업의 입장에서는 30%의 어마어마한 수수료를 감당해야 하는 불리한 시장이다.</p> <p>첫번째 가능성은 모바일 웹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방향이다. 웹게임 시장이 네이티브 앱 중심으로 재편된 현 시점에서 기술이나 사용자 경험의 측면에서 보면 가능성이 매우 낮은 이야기이지만, 30%의 수익을 애플과 구글에게 지급하고, 그 나머지를 DeNA와 나누는 것은 플랫폼 홀더로서의 닌텐도를 볼 때 생각하기 힘든 방향이기도 하다.</p> <p>닌텐도의 발표에서 이와타 사장이 'DeNA의 강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웹 서비스 구축 및 운영 노하우'라고 언급했고 DeNA의 발표에서 모리야스 사장 역시 'DeNA의 강점은 모바일 인터넷 노하우'라고 소개했다. 이 두 발언에서의 교집합이 '모바일 웹'인 것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p> <p>일찍이 DeNA보다 웹 서비스 측면에서 더욱 강점을 보였던 Mixi조차 '몬스터 스트라이크' 이후 네이티브 앱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고, 3DS용 '퍼즐앤드래곤 Z'와 '퍼즐앤드래곤 수퍼마리오 에디션'으로 닌텐도와 제휴한 바 있는 겅호 역시 네이티브 앱을 근간으로 한다. 닌텐도가 DeNA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와타 사장은 'DeNA의 열정'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으로 답했지만, 독자 플랫폼의 개발에 가장 큰 도움을 줄 회사라서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p> <p>우리는 닌텐도의 변화만 생각하지만, DeNA 역시 스마트폰 위주의 시장이 되기 전에는 자사의 플랫폼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렸고,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오히려 뒤처지기 시작했다. 또한 이것은 피처폰 시절부터 성장한 모든 일본 회사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만약 웹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플랫폼을 닌텐도와 DeNA가 연다면, 30%가 없는 시장을 그리워하는 많은 일본 업체들도 그 뒤를 따를 것이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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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WiiU로 유니티는 물론, 자바스크립트와 HTML5 개발환경도 마련해놓고 있다.출처 = wiiU개발자 페이지</p> <p>두번째 가능성은 완전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본격적인 수익을 내는 구조다. 닌텐도가 스마트 디바이스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모두가 떠올린 것은 이 방향이었을 것이다. 이는 첫 번째 가능성과 정 반대의 방향이지만, 첫 번째 가능성과 마찬가지로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p> <p>기자들의 질문 중 과금이나 수익구조에 관한 질문이 많았는데, 이와타 사장은 '아직 협의 중',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등의 대답으로 일관했다. 과금 정책에 관한 질문에도 이와타 사장은 '어린이 유저에게 안심하고 제공할 수 있는 게임'으로서의 가치를 가장 중시한다고 답했다. 무언가 새로운 정책으로 상황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닐 것이다.</p> <p>세번째 가능성은 부분적인 연동 어플리케이션의 제작이다. 동일한 타이틀이라도 디바이스마다 조작 방식이나 목표를 나누어 각기 개발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개발사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방향이지만, 최근 MS나 소니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임을 보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닌텐도는 이미 WiiU에서 그런 방식의 플레이를 제공한 경험이 있으며, 3DS와의 연동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아니, 연동으로 치면 이미 게임큐브(젤다의 전설 4개의 검 등)나 닌텐도 64(포켓몬 스타디움)까지 거슬러올라갈 수도 있다.</p> <p>스마트폰으로도 닌텐도의 게임을 무리없이 즐길 수 있지만 게임 내에서 지속적으로 게임기 전용 게임의 푸시를 받으며, 그것으로 놀면 더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게임 전용기로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와 연결되지만, 정작 할 수 것이 제한된다면 유저는 갈증을 느끼게 마련이다. 조금 극단적으로 보면 스마트폰용 게임은 수익이 아닌 프로모션용 어플리케이션 정도에 그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도 한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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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까지 범주에 들어가는 통합 서비스. 계정 관리인지 게임인지에 따라서 양상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
</p> <p>현재로서는 닌텐도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는 새 디바이스 'NX'가 거의 유일하다. 닌텐도는 NX가 게임 전용기가 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으며,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WiiU를 버리는 수순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지만,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닌텐도가 새 정통 후계기를 발표할 때 프리젠테이션 1장으로 언급하고 넘어간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p> <p>정통 후계기보다는 가교의 역할에 특화된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스마트 디바이스와 게임 전용기의 가교를 만든다는 포부를 생각하면, 들고다닐 수 있으며 3G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기기일 가능성이 높다. 태블릿 PC와 같은 형태가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p> <p>모든 기기를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유니티와 같이 다양한 기기를 아우르는 크로스 플랫폼의 출현은 자명해 보이나, 과연 그것이 앱스토어-구글플레이의 범주인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후자일 경우 구글과 애플에 대한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 되는데, 필자 개인적으로는 닌텐도가 이 방향을 선택하여 플랫폼 홀더로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p> <p>우연인지 계산된 전략인지는 모르지만. 닌텐도의 모바일 진출 소식으로부터 2일 뒤 한국닌텐도에서는 닌텐도 다이렉트를 통해 '뉴 닌텐도 3DS'의 발매 소식을 전했다. 주력 게임인 '몬스터 헌터 4G'에는 한국판 의상이 추가되었고, 이례적으로 다양한 타이틀이 발표되는 등, 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p> <p>어떤 회사든 닌텐도의 플랫폼이 어떤 개발언어를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면, 가장 빠르게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타 사장이 연내에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발언한 만큼, 이미 큰 개발사들에는 닌텐도와 DeNA의 제안이 들어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p> <p>한경닷컴 게임톡 김창선 객원기자 william.kimcs@gmail.com</p> <p>
■ 김창선은?
'스파이크 걸즈'의 게임 기획자로 게임업계에 입문했고, '다이스 어드벤처'의 디렉터를 담당했다. 모본, 엔씨소프트와 일본계 게임사를 거쳐 현재는 알트플러스(AltPlus) 코리아에서 디렉터로 근무 중이다.</p> <p>일본 게임의 안팎에 정통하고, 특히 발빠르게 일본 게임 시장의 트렌드와 핫 이슈를 콕 집어주는 내공으로 주목을 받았다. 게임톡은 2주 또는 월1회 그의 '일본 게임 읽기'를 소개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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