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단골'이던 서울 강북·용인도 1순위 매진

입력 2015-04-03 20:46   수정 2015-04-04 04:47

실수요자가 불붙인 청약 열기
한때 찬밥이던 중대형도 인기



[ 이현일 기자 ] 분양시장 열기가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분양 우려 지역으로 분류됐던 서울 강북, 경기 용인 등에서도 1순위 청약 단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불투명한 집값 전망 때문에 주택 구매를 망설이던 실수요자들이 전세난과 맞물려 본격적인 내 집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금리 하락과 청약 규제 완화 등도 분양시장 활성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강북권도 1순위 마감

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분양 초기 미분양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서울 강북지역에서 이번주 1순위 마감 단지가 나왔다. 삼성물산이 서울 자양동에서 내놓은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는 1순위 청약 결과 112가구 모집에 1320명이 몰리며 11.79 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매진됐다. 중대형인 102㎡에도 청약자가 대거 몰렸다. 서울 주택거래량이 2000년 이후 최대 호황기였던 2006년 수준에 육박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 데 힘입었다는 분석이다. 2013년 말 3157가구에 달했던 서울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2월 말 1238가구로 줄어들었다.

경기 용인시 기흥역세권 ‘힐스테이트 기흥’도 893가구 모집에 3503명이 청약해 평균 3.92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한때 ‘미분양 늪’으로까지 불렸던 용인에서 지난주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수지’가 평균 8.29 대 1로 마감된 데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1순위 마감 아파트다. 지난 2월 말 기준 용인지역 미분양 물량은 3416가구로 2012년 말(7000여가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인기 신도시 지역도 청약 열기가 이어졌다.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리버뷰자이’는 일반분양 497가구 모집에서 1순위 청약자 1만1870명이 몰렸다. GS건설 관계자는 “앞서 분양된 인근 단지에 2000만~3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금성백조가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선보인 ‘A11블록 예미지’는 평균 1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입지·브랜드 따라 차별화 양상도

입지 여건과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에 따라 분양 실적이 차별화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지난 2일까지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은평뉴타운 힐데스하임(0.58 대 1)과 경기 용인시 역북 골드클래스(0.16 대 1)를 비롯해 화성시 안녕동 우방아이유쉘(0.03 대 1)은 분양 초기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호반건설이 경기 의정부에서 분양한 ‘민락2 호반베르디움’(0.38 대 1)도 인지도가 떨어지는 지역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기 때문에 청약에 앞서 분양가격 수준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연구위원은 “투자 수요가 살아나면서 전반적인 청약 경쟁률은 올라가고 있지만 지역별로 분양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주변 집값과 전·월세 수요를 검토한 뒤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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