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또 브랜드 만드는 서울시

입력 2015-04-06 08:21   수정 2015-04-07 19:00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올해 말 발표하는 신규 브랜드는 앞으로 단체장이 누가 되든지 서울을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대표 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최근 서울시 고위 관계자가 기자와 만나 들려준 얘기다. 서울시는 도시브랜드 3개년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지난달 발주했다. 현재 서울시의 공식 브랜드인 ‘하이서울(Hi-Seoul)’을 대체하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다.

과 거 어디선가 들어본 얘기였다. 13년 전인 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은 서울의 이미지를 널리 홍보하겠다며 하이서울이라는 브랜드를 내놨다. 2006년 오세훈 시장 취임 직후 하이서울의 서브(하위) 브랜드를 영문으로 표기한 ‘아시아의 혼(Soul of Asia)’이 등장했다. 2009년엔 상상의 동물인 해치가 나왔다.

박원순 시장은 2011년 10월 취임 이후 ‘희망서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공식 브랜드는 아니지만 시가 만든 대부분 홍보 팸플릿 문구가 하이서울에서 희망서울로 바뀌었다. 희망서울 슬로건은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 ‘함께서울’로 변경됐다. 서울시 상징물 조례에 따르면 시가 사용하는 공식 브랜드는 산·강·해로 구성된 휘장, 하이서울, 해치 등 3개다. 하지만 희망서울, 함께서울 등의 슬로건도 일반 시민들에겐 또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다.

난립하는 서울 브랜드를 모두 아우르는 새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시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미국 뉴욕의 브랜드인 ‘I♡NY’가 1975년 등장한 뒤 세계에 널리 알려진 것처럼 브랜드는 서울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민선 지방자치가 시행된 이듬해인 1996년 이후 지금까지 평균 4년 간격으로 신규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얘기다. 새 단체장이 당선될 때마다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최근 열린 시 브랜드추진위원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이런 우려를 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20년 동안 새 브랜드가 등장할 때마다 당시 단체장들은 서울의 변하지 않는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항상 강조했다. 올 연말에 등장하는 신규 브랜드가 과연 시의 설명대로 영구적인 브랜드가 될지 ‘4년짜리’ 브랜드로 전락할지 궁금하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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