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모터쇼의 꽃 레이싱모델? No…정장 차림 '큐레이터'가 뜬다

입력 2015-04-06 13:43   수정 2015-04-06 16:36

CF모델서 쇼핑호스트 지망생으로
"하루 수백명 관람객들에게 차량 소개…큐레이터 직업에 보람 느껴"




[ 김근희 기자 ] "차량에 대해 설명하면 관람객들의 표정이 달라져요. 쇼핑호스트의 길을 선택한 후 얻은 첫 기회라 더 재미있고 보람차요."

6일 서울모터쇼가 열리는 일산 킨텍스 제2전시관. 혼다 부스장에서 만난 큐레이터 정슬기(27·사진)씨는 웃으며 말했다.

혼다 전시관에는 짧은 치마를 입은 모델이 없다. 대신 빨간 재킷에 검정색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눈에 띈다. 관램객들이 오면 포즈를 취하는 대신 인사를 건네고 차량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곁들인다. 혼다차 전문 상담사인 혼다 큐레이터들이다.

혼다 큐레이터는 2년 전 서울모터쇼 당시 처음 생겼다. 이들은 레이싱 모델이 눈에 익숙하던 당시 새로운 모터쇼 전시 문화를 만들었다며 호평을 받았다.

이번 서울모터쇼에는 총 13명의 혼다 큐레이터가 차량을 소개한다. 현직 방송국 리포터, 쇼핑 호스트, 방송 지망생 등 재원들?구성됐다.

쇼호스트 지망생인 정 씨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파일럿' 담당 큐레이터다. 그는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큐레이터가 됐다. 쇼핑호스트 준비를 시작한 후 8개월 만에 시작한 첫 업무다.

정 씨는 "이리저리 방황하다 쇼핑호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다"며 "제품을 두고 고객들에게 설명을 한다는 차원에서 비슷한 일인 것 같아 큐레이터를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씨는 고등학생 때 잠깐 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베스킨라빈스 등 다수 CF와 박철 헤어쇼 등의 쇼에 출연했다. 이후 모델 활동을 접고 학업에 매진했다. 대학 졸업 후 홍보회사에 다니던 그는 쇼핑호스트로서 다시 카메라 앞에 서기로 결심했다.

관람객들 반응은 어떤지 물어보자 그는 "다른 전시장과 달리 큐레이터가 있어 관람객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건네고 차에 대해 설명을 하면 무표정하던 관람객들도 밝게 웃으며 전시관을 둘러본다"고 설명했다.

혼다 큐레이터들은 평일에는 오전 10시30분, 주말에는 10시부터 7시까지 전시관을 지킨다. 한 시간에 한 번씩 교대를 하며 차량을 설명한다. 정 씨는 전시 차량에 대한 설명을 생중계로 전달하는 '큐레이터 라인업 쇼'가 시작되면 카메라 앞에서 파일럿을 소개한다.

정 씨는 "파일럿이 SUV 차량이어서 캠핑을 좋아하는 관람객들이 관심을 많이 갖더라"며 "하루에도 수백명의 관람객들에게 차량을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고양=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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