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모바일] "나는 뉴욕을 사랑해! 너는?"…말하는 바비 인형 나온다

입력 2015-04-09 07:01  

대화 내용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
美언론 "'IoT 장난감' 시대 열릴 것"



[ 전설리 기자 ] “뉴욕에 온 것을 환영해. 바비.” “나는 뉴욕을 사랑해! 너는 어때? 말해 봐. 뉴욕의 어떤 점이 제일 좋아? 음식 패션 관광?”

지난 2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 장난감 전시회에서 바비 인형이 진행자와 나눈 대화 내용의 일부다. 바비 인형이 말을 알아들을 뿐만 아니라 의견을 얘기하고 질문까지 던진다. 뉴욕타임스(NYT)는 올가을 말하는 바비 인형 ‘헬로 바비’(사진)가 시판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완구업체 마텔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음성인식 기술업체 토이토크와 헬로 바비를 개발했다. 헬로 바비는 심장에 와이파이(WiFi·무선랜)를 단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장난감이다. 아이들이 말을 건네면 이를 녹음해 인터넷망을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한다. 서버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가 이를 분석한 뒤 적절한 답을 내려받아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와 비슷하다. NYT는 “IoT가 장난감에 적용된 사례”라며 “헬로 바비가 인터넷에 연결된 장난감(IoT·Internet of Toys) 시대를 열 것”이라고 내다봤다.

IoT 기술을 활용한 장난감 시장 전망은 밝다. 미국 조지타운대 연구팀은 “대화하는 장난감은 아이들의 정서 안정과 사회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A그룹은 아이별로 이름과 좋아하는 음식 노래를 사전에 입력해 둔 맞춤형 인형을 갖고 놀게 했다. B그룹엔 일괄적으로 모든 아이들의 이름을 ‘팔(Pal)’이라고 부르는 인형을 줬다. 그 결과 A그룹 아이들이 정서와 사회성 검사에서 훨씬 좋은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헬로 바비가 개인 정보와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의 말은 물론 가정 내 대화를 녹음해 전송·분석하거나 보관하는 것이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일자 마텔과 토이토크는 이 제품이 2000년 제정된 어린이 온라인 사생활 보호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녹음한 대화를 광고 마케팅 등에 절대로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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