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서 기자 ] 이란에 수출하려는 기업들은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절대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지속적인 가격 인하 요구를 지혜롭게 넘기는 것이다. 뛰어난 상술을 자랑했던 페르시아 상인의 후손과 사업 파트너가 되는 일은 만만치가 않다.
이란 사업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최초 상담 이후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적어도 1년은 걸린다. 중국에 ‘만만디’가 있다면 이란에는 천천히라는 의미의 ‘야보시’가 있다. KOTRA 관계자는 “일을 빠르게 진행하는 데 익숙한 한국 기업들이 이란과의 사업에서 가장 답답해하는 것이 처음 거래를 트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라며 “한국 기업으로부터 수출을 제안받고 1년이 훨씬 지난 후 연락해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잊어버릴 만하면 연락이 온다는 게 이란과 사업하는 사람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란 바이어들은 대부분 자신의 창고에 다량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급하게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거래관계를 맺으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신규 업체를 구하기보다 기존 거래처를 이용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가격협상을 할 때는 수차례의 인하 요구가 이어진다. 다른 업체로부터 10개가 넘는 견적서를 받아 값을 깎으려 하기도 한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원하는 가격을 맞춰준다고 해서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의 다른 기업이 제시한 가격을 보여주면서 추가 인하 요구를 한다. 이때는 다른 제품과 차별성을 강조하며 설득에 나서야 한다. 사회나 공동체의 이익을 강조하는 이란의 특성을 공략하는 것도 좋다. 계약할 때는 사소한 것이라도 문서로 증빙을 남겨 놓는 것이 중요하다. 이란은 느긋한 분위기의 나라로 비즈니스맨들 또한 약속시간에 흔히 늦는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란인들은 체면 때문에 과한 선물을 주기도 하는데 과도하다 싶으면 거절하는 것이 좋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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