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롤의 정리를 살펴보았는데, 롤의 정리를 최초로 형식적 증명한 사람은 17세기 프랑스 수학자 미셸 롤이다. 롤은 당시 미적분의 개념이 부정확하고 비정상적인 추론에 의해 도출되었다는 이유로 미적분학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나 후일 롤의 정리를 증명하였다. 또 롤은 x의 n제곱근의 표시법인 ⁿ√x를 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롤의 정리가 형식적으로 증명되기 훨씬 전인 12세기에 인도 수학자 바스카라 2세(1114~1185)는 롤의 정리의 내용을 기술했다고 한다. 바스카라 2세는 그의 저서 ‘시단타 슈로마니’에서 수학에 관한 내용으로 두 단원을 썼는데, 그 중 하나가 유명한 릴라바티(산술)이다. 릴라바티는 아름다운 사람이란 뜻으로 결혼을 포기하고 자신의 제자가 된 딸 이름이다. 바스카라는 딸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위해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릴라바티가 아버지의 제자가 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아버지가 딸의 운명을 점치기 위해 커다란 대야에 물을 담고 바닥에 구멍이 뚫린 사발을 띄운 牡?사발이 물속에 가라앉으면 시집보내고, 가라앉지 않으면 딸이 결혼운이 없으니 시집을 보내지 않으려 했다. 마침 아버지를 찾아온 릴라바티가 대야 속을 들여다 보다가 머리 장식하는 진주가 사발에 빠지고 사발에 뚫린 구멍을 막아 버려 사발이 대야 속에 가라앉지 않고 계속 떠 있게 되었다.
아버지는 탄식하며 ‘가엾은 딸 릴라바티, 결혼은 너의 운명이 아니니 내 제자가 되어 수학공부를 하거라’라고 말하였고, 수학에 재능이 있던 릴라바티는 아버지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수학문제를 아름다운 시의 한 구절로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반짝이는 눈을 가진 아가씨, 역산법을 안다면 내 말을 들어요. 어떤 수에 3을 곱해서 그 곱의 3/4를 더하고 7로 나눈 다음, 그 나눈 것의 1/3을 빼서 그 자신을 곱한 뒤 52를 다시 빼고 그것에 제곱근을 취해서 8을 더하고 10으로 나누면 2가 된다오. 그 수는 얼마일까요?”
복잡해 보이지만 마지막 값 2에서 시작하여 거꾸로 계산하면 구하고자 하는 어떤 수는 28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바스카라2세는 10진법을 처음으로 완전하고 체계적으로 사용했고, 음과 음의 곱은 양이고 음과 양의 곱은 음이라는 기호의 근대적 약속을 미리 내다보았으며 3/0은 무한량이라고 진술하였다. 또 384변의 정다각형을 이용해 원주율의 근사값으로 3.141666을 얻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단 두개의 그림과 “보라(See it!)”라는 말로 피타고라스 정리를 증명한 것으로 유명한 바스카라의 증명을 감상해 보자. (간단한 대수로 증명해 보자!)
■김국인 선생님
김국인 선생님은 현재 서울과학고등학교에 근무하신다. 서울대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하였으며 서울대 교육대학원에서 수학교육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국연합 모의고사 출제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 Monkey business…원숭이가 비즈니스를 한다구요?
오늘 만나 볼 주인공들은 12지신 중 9번째와 10번째에 해당하는 ‘원숭이’와 ‘닭’입니다.
인간과 가장 많이 닮은 원숭이는 장난꾸러기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장난이나 속임수 그리고 괴롭힘 등의 표현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선 monkey around는 ‘놀다’ ‘장난치다’라는 뜻의 표현입니다. 그런데 빈둥거리며 놀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표현이기 때문에 ‘바보 같은 행동을 하다’ 혹은 ‘시간을 허비하다’의 뜻으로도 쓰인다는 것도 기억해주세요.
속임수나 짓궂은 장난은 monkey business라고 한답니다. 원숭이들이 하는 사업(일)이 진지하거나, 심각할 일은 없잖아요? 한편 a monkey on one’s back이라고 하면, ‘골치 아픈 일’이나 ‘귀찮은 존재’를 뜻한 답니다. 그래서 반대로 monkey off one’s back이라고 하면 ‘힘든 일을 해결하다’의 뜻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우리 속담에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표현은 영어로 Even Homer sometimes nods라고 한답니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를 쓴 위대한 시인 호메로스(Homer)조차도 때때로 졸 수 있다는 뜻인데, 영어를 배우는 우리나, 우리말을 배우는 외국인들이나 참 서로 신기한 표현이라 생각할 것 같습니다.
닭과 관련된 표현도 참 많은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Don’t count your chickens before they are hatched입니다. 우리말로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정도로 표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능과 내신에도 참 잘 나오는 표현이니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말의 ‘쥐꼬리만한 월급’이란 표현은 영어로는 chicken feed라고 합니다. 정말 ‘닭 모이’만큼의 적은 돈을 뜻하는 표현이지요. 그런데 주로 병아리를 가리키는 chick(chicken)이 ‘젊은 여성’을 뜻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신조어도 많답니다. 대표적으로 chick-lit과 chick-flick을 들 수 있는데, chick-lit은 lit이 literature(문학)의 줄임말이라 ‘젊은 여성의 사랑과 성공을 다루는 소설’을 말하고, chick-flick에서 flick은 속어로 ‘영화’라는 뜻도 있기 때문에, ‘여성 관객을 겨냥한 영화’라는 말로도 쓰인다는 것을 전해드리며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 배시원 선생님
배시원 선생님은 호주 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 있다. 김영 편입학원, YBM, ANC 승무원학원 등에서 토익·토플을 강의했다. 고려대 성균관대 등 대학에서도 토익·토플을 가르치고, 한영외고 중앙고 숭문고 등에서 방과후 텝스를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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