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희 서울시의사회 첫 여성 회장 "여성 감성 살려 국민에게 다가서는 의사상 만들 것"

입력 2015-04-10 20:51   수정 2015-04-11 15:37

원격진료 등 협상력 키워 해결
의사들에게 편한 진료환경 제공



[ 조미현 / 이준혁 기자 ] “제 임기 동안 서울지역 의사들은 진료 파업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와 의료단체 간 협의에 적극 나서 최대한 설득하는 작업에 힘을 쏟겠습니다.”

김숙희 신임 서울시의사회 회장(62·사진)은 최근 서울 당산동 서울시의사회 본부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시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제33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서울시의사회의 모태인 한성의사회는 1915년 설립됐다. 10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이 의사회 수장을 맡은 것이다. 그는 서울시의사회에 가입한 2만4000여명의 개원 의사를 대표해 3년 동안 일한다.

김 회장은 “원격진료, 한의사에 초음파 등 영상 진단기기 허용 등 의료계를 둘러싼 현안이 산적하다”며 “회원들을 앞세워 투쟁하기보다 의료계 리더들과 머리를 맞대 정부에 대한 협상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그는 “개원 의사들이 편하게 진료하고, 국민도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978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했다. 疵졍淪克關啖늉?전임의, 영국 브리스톨대 의과대학 산부인과 연수 등을 거쳤다. 1990년 서울 신림동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산부인과를 차렸다.

대외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0년 의약분업이다. 당시 의사 대다수가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진료 파업에 나섰다. 김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환자를 돌보는 일에만 집중하다가 처음으로 의사들의 진료 환경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후 그는 관악구의사회장, 산부인과학회 부회장, 세계여자의사회 서울총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대한의학회 홍보이사,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등을 지내면서 목소리를 냈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의사들 사이에 내부 갈등도 커지고 있다고 김 회장은 진단했다.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서울시 25개구를 5개 권역으로 나눠 직접 회원들을 찾아가 소통할 계획이다.

향후 여의사의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전체 의사 가운데 여성은 30%지만 의학전문대학원 여학생 비율은 50%에 이른다”며 “절대적인 수가 많아지면 여의사의 지위는 더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조미현/이준혁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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