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미 국방 "사드 생산단계…배치 논의할 때 아니다"

입력 2015-04-10 20:57  

한·미 국방장관 회담

"사드 배치 시기·장소는 생산 진행 상황따라 결정"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미 억제전략위원회 가동



[ 최승욱 / 김대훈 기자 ]
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은 10일 미국의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여부와 관련, 아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회담 직후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현재 세계 누구와도 아직 사드 배치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사드는 아직 생산 단계에 있으며 (오늘) 회담 의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사드를) 어디에 배치할지 그리고 배치할 곳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배치 시기는 생산 진행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터 장관은 그 어느 때보다 한·미 동맹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한 뒤 “한반도의 억지력과 준비태세는 거저 이뤄진 게 아니다”며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이 지역의 안정과 연합 방위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날 한 시간가량 회담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양국 장관은 작년 11월 제46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이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한국군 주도의 연합 방위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카터 장관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중·일 3국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 과거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해석된 점에 대해 해명했다. 카터 장관은 “미래를 언급한 것은 3국(한·미·일) 정보공유 협정을 통해 3국 안보를 증진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라며 “아시아에서 역사 문제가 얼마나 민감한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당사국 간 화해와 치유의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의 군사 위협과 핵·미사일 능력 및 위협 수준이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군사 도발에 대해 이미 수립한 ‘한·미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을 기초로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양국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과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이 발전했다고 판단,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를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까운 장래에 그런 징후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고 확인한 바도 없다”며 “그러나 과거 그들의 행태로 볼 때 추구하는 전략적 목표가 달성되지 않으면 도발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카터 장관은 이날 미국 국방장관 중 처음으로 천안함 선체가 전시돼 있는 경기 평택 해군 2함대를 방문해 헌화했다.

최승욱 선임기자/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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