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의 반란'
오브제 보급판 오즈세컨, 8년 만에 매출 2000억 브랜드로
자뎅드슈에뜨 세컨드 라인 럭키슈에뜨도 인기몰이
주류로 떠올랐다
토종 디자이너 브랜드, 소비자 층 확대 노리고 잇따라 출시
기존 브랜드보다 타깃 연령층 낮춘 슈퍼콤마비·딤에크레스 등장
[ 김선주 기자 ] 해외 명품 브랜드처럼 ‘세컨드 브랜드’를 활용하는 토종 브랜드가 늘고 있다. 세컨드 브랜드는 본 브랜드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가격대는 낮춘 보급판을 의미한다. 조르지오아르마니의 엠포리오아르마니, 메종마르지엘라의 MM6, 더로우의 엘리자베스앤제임스, 베르사체의 베르수스, 알렉산더맥퀸의 맥큐 등이 대표적인 세컨드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오브제의 오즈세컨, 자뎅드슈에뜨의 럭키슈에뜨 등을 꼽을 수 있다. 토종 보급판이 최근 해외 유명 백화점에 잇달아 입점하거나 국내에서 메인 브랜드의 매출을 넘어서는 사례도 있다.
SK네트웍스의 여성복 브랜드 오즈세컨은 오브제의 보급판이다. 디자이너 강진영·윤한희 씨는 1993년 오브제를 론칭했고 4년 뒤 오즈세컨을 내놨다. 오브제·오즈세컨이 속 ?(주)오브제는 2007년 SK네트웍스에 인수됐다. 오즈세컨의 인수 당시 연매출은 400억원대였지만 현재 2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미국 바니스뉴욕 버그도프굿맨 니만마커스, 영국 하비니콜스, 일본 이세탄에 이어 지난해 토종 여성복 브랜드 최초로 프랑스 봉마르셰에 입점하는 등 해외 유명 백화점에 잇달아 진입했다. 토종 여성복 최초로 2013년 롯데·신라면세점 본점에 들어가기도 했다. 여성스러우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이 인기 비결로 꼽히고 있다.
세컨플로어는 오즈세컨의 보급판으로, 지난해 2월 론칭했다. ‘새로운 스타일이 존재하는 공간’이란 뜻에서 오즈세컨의 ‘세컨’에 공간 바닥을 의미하는 ‘플로어’를 결합했다.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에 잠식된 국내 중저가 의류 시장에서 20~30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해 출시한 브랜드다.
SK네트웍스는 10일 ‘세컨 소사이어티’란 책을 내놨다.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외에 오즈세컨이 북미·유럽 소비자를 위해 디자인·재질을 달리해 내놓는 오즈세컨뉴욕, 원바이오즈세컨 등 네 개 브랜드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럭키슈에뜨도 보급판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 중 하나다. 이 브랜드는 김재현 디자이너가 2005년 론칭한 자뎅드슈에뜨의 보급판으로, 2012년 자뎅드슈에뜨와 함께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인수됐다. 여성스러운 선을 살린 자뎅드슈에뜨와 달리 톡톡 튀는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여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테크노슈에뜨, 마린베베슈에뜨, 타투슈 《? 베베슈에뜨, 앵그리슈에뜨 등 올빼미 문양을 매년 새롭게 내놔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슈콤마보니 보급판인 슈퍼콤마비도 최근 주목받는 보급판 중 하나다. 슈콤마보니는 2003년 이보현 디자이너가 론칭한 구두 브랜드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인수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월 의류·잡화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소비자층 연령대를 조금 더 낮춘 슈퍼콤마비를 내놨다.
토종 디자이너 브랜드도 잇달아 보급판을 내놓고 있다. 김홍범 디자이너는 2009년 의류·잡화 브랜드 크레스에딤을 선보였고, 지난해 소비자층의 연령대를 조금 낮춰 딤에크레스를 론칭했다. 정혁서 배승연 디자이너는 스티브J&요니P의 데님 소재 제품군을 확장해 지난해 보급판은 아니지만 자매 브랜드 격인 SJYP를 내놨다. 이 브랜드는 론칭과 동시에 해외 유명 편집매장에 잇달아 입점했고 영국 리버티 하비니콜스, 프랑스 봉마르셰 등 해외 유명 백화점에 진입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본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소비자층을 확장할 수 있는 보급판이 거꾸로 본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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