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원하는 커리큘럼
현대차·삼성 등 수요 맞춰 맞춤형 교육으로 인력 제공
현장전문가 전임교수로 배치
채용 보장…우수학생 몰려
기업과 제휴, 장학금 지원…취업난 속 경쟁률 치솟아
대학들, 잇따라 학과 신설
[ 김동현 / 윤희은 / 박상용 기자 ] 졸업생의 원활한 사회 진출을 위해 기업과 정부의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 개설이 늘고 있다. 수요자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의 ‘온디맨드(on-demand·주문형)’ 학과들이다. 특정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을 재학 기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물론 기업 등과의 연계를 통해 취업을 보장한다. 그만큼 졸업 후 미래가 밝다보니 입시에서도 우수한 학생이 몰리고 있다.
◆맞춤형 인재 양성
지난달 첫 신입생을 받은 한국외국어대의 LT(Language & Trade)학부가 대표적이다. 외국어는 물론 실무에도 뛰어난 무역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관련 커리큘럼을 편성해 16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끌었던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전임 교수 ?나섰다. 지난해 외교관과 국제기구 전문가 양성을 위해 출범한 LD(Language & Diplomacy)학부에 이은 온디맨드형 학과다. 김봉철 LT학부장은 “외국어에 강점이 있는 한국외대의 특성을 살려 학부에서부터 관련 전문가를 양성하려는 취지”라며 “LD학부와 LT학부의 신입생 입학성적은 한국외대 내에서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역시 올해 처음 신입생을 받은 숭실대 스마트시스템소프트웨어학과도 입시에서 20.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뽑아서 바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입학생들은 삼성전자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삼성 소프트웨어 트랙’과 LG전자와 함께 커리큘럼을 구성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트랙’ 등에 편입된다. 필수과목 이수와 해당 기업의 인턴자격 시험 통과 등 일정 기준만 맞추면 우선 채용된다. 숭실대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임베디드(내장형)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근무한 김강희 교수를 배치하고 맞춤형 교육에 힘 쏟고 있다.
◆장학금부터 취업까지 해결
대학가의 온디맨드형 학과 창설은 2010년대 들어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2010년 한양대가 설립한 미래자동차공학과와 숙명여대의 앙트러프러너십(기업가 정신) 전공,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등이 대표적인 예다. 대부분 입학과 동시에 취업과 학비가 해결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래자동차공학과는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등 국내외 11개 기업과 장학금 및 취업 지원 관련 제휴가 이뤄져 학생들이 학비 부담 없이 졸업한 뒤 취업까지 보장된다. 이태희 미래자동차공학과 학과장은 “최근 입시에서 의대를 제외하고는 한양대에서 가장 높은 성적의 학생들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졸업한 1기 학생들은 전원 대학원에 진학해 전문성을 연마하고 있다.
사이버국방학과도 국방부와 학·군 협약으로 탄생했다. 국방부는 4년간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하면 7년간 사이버사령부에서 장교로 복무하게 한다. 국방부의 요구에 맞춰 커리큘럼에는 국제법과 심리학, 암호학, 군사전술·전략까지 폭넓게 담았다. 이과에서는 의대를 제외하고 입학점수가 가장 높다.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은 정통 기업가 정신을 갖춘 여성 창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모든 커리큘럼을 창업에 맞췄다. 해외 진출을 위해 일본어나 중국어 중 하나를 제2외국어로 습득하도록 했고 학생들에게 조별로 200만~300만원씩 지원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그동안 대학들이 바깥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도외시하면서 교육이 정체된 면이 있었다”며 “청년실업 해결이 대학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기업 및 경제계의 수요에 맞춘 학과 창설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동현/윤희은/박상용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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