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서울모터쇼 되돌아보니…'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입력 2015-04-13 11:06   수정 2015-04-13 11:42

행사 도우미 다양화, 가족 단위 체험행사 늘어
신차 부재, 럭셔리카 전시관 통제 등은 지적




[ 김정훈 기자/김근희 기자 ]12일 막이 내린 '2015 서울모터쇼'는 긍정적인 변화와 개선 과제를 함께 보여줬다. 2년 전 행사보다 한 단계 진전된 흐름을 보인 반면 여전히 '동네 잔치'에 그친다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서울모터쇼에서 전시회 도우미들은 '노출' 모델이 아닌 안내하는 가이드로 변신했다. 각 브랜드는 모델들에게 과도한 노출이 있는 옷 대신 단아한 복장을 입히려 노력했다. 그동안 서울모터쇼는 '모델쇼'라는 오명이 있을 정도로 모델들의 선정적인 복장이 지적됐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참가 업체들에게 모델의 복장을 단정하게 하라고 여러 차례 권고했다.

일부 업체들은 새로운 행사 도우미를 등장시켰다. 혼다는 2회 연속 큐레이터를 도입했다. 큐레이터들은 관람객들에게 차량을 소개하고 전시관을 안내했다. 독일차 업체들도 전시관 안내 도우미를 투입했다. BMW는 차량 설명 전문 인력인 프로덕트 지니어스(PG)를, 폭스바겐은 도슨트(차량을 설명하고 전문 상담원을 소개시켜주는 안내원)를 전시鰥?배치했다.


깔끔한 정장 차림의 남성 모델이 무대에 오른 것 역시 좋은 평을 받았다. 여성 모델들이 많은 다른 해외 모터쇼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현대차, 쌍용차, 아우디 등 남성 모델들은 전시 차량과 함께 무대에 올라 여성 관람객들의 카메라 샷을 유도하기도 했다.


다양한 부대 행사는 좋았다. K-POP 콘서트, 록 콘서트 등의 공연부터 시승 체험, 오락 등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늘어났다. 덕분에 이번 모터쇼에서는 관람객 중 유모차 부대가 눈에 많이 띄었다. 5~6세 정도의 어린 아이들이 전시 차량에 앉아 사진을 찍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열흘 간 61만5000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인 배경이다.

서울모터쇼를 후진하게 하는 나쁜 사례도 많았다. 럭셔리카 벤틀리는 부스 접근을 막아 관람객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벤틀리 행사장 관계자는 "사전 계약 고객만 행사장을 들어갈 수 있다"며 부스 출입을 막았다. 관람객들은 부스 너머에서 차를 구경했다.

계속되는 지적에도 BMW, 아우디, 마세라티 등 일부 업체들은 전시 차량의 문을 잠가 놨다. 차량 파손이 이유다. 관람객들은 창문에 딱 달라붙어 내부를 구경해야 했다. 관람객 김제윤 씨(54)는 "BMW 차에 관심이 있었는데 문이 잠겨 있어서 안을 보기 어려웠?quot;면서 "앉아도 보고 괜찮으면 사려고 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전시 모터쇼는 체험하고 즐기는 장이다. 모터쇼에 나온 차를 직접 타볼 수 없어서는 안 된다. 서울모터쇼가 열릴 때마다 온다는 한 30대 직장인은 "이번에도 일부 업체들의 차량 문이 잠겨있었다"며 "국내에서 이미 많이 팔린 모델들의 문까지 잠가 놓은 것은 과잉보호인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신차 수가 적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2시간 이내면 제1·2전시관에 출품된 차들을 모두 관람할 수 있었다. 도쿄모터쇼, 베이징모터쇼, 상하이모터쇼 등 가까운 아시아권 모터쇼에 비해 규모가 작고 볼만한 차가 적다는 것도 향후 개선 과제로 꼽힌다.

모터쇼를 자주 찾는다는 한 30대 남성은 "이번 모터쇼는 신차가 너무 적어 아쉬웠다"며 "이전에 비해 크게 변한 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근희/김정훈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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