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이공계생 기초학력 수준 높이려면 "고교 때 '대학 과목 선이수' 도입할 만"

입력 2015-04-13 20:59   수정 2015-04-14 10:17

[ 김태훈 기자 ] 이공계 학생들의 과학 기초 수준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는 대입 제도 다양화와 대학 교육과정 개편 등이 꼽힌다.

최근 대입 제도가 바뀌면서 수학, 과학 등 기초 과목에서 고등학교와 대학 간 교육 내용의 수준차가 커지고 있다. 주요 대학이 최근 신입생의 기초과목 적응을 돕기 위해 수준별 수업을 도입하는 이유다. 하지만 기초과학 수준이 떨어지는 모든 학생을 챙기기에는 역부족이다.

1970년대까지 160학점대이던 대학 졸업 이수학점은 최근 130~140학점으로 줄었다. 전공 필수를 가르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작정 기초과목 수업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 졸업 이수 학점 확대 등 대학 교육 개편을 근본적인 해법으로 제시했다. 한국공학한림원 응답자 59.6%, 50대 기업 인사담당 임원 44.2%, 이공계 대학 교수 36.8%가 ‘대학 졸업 이수학점 대폭 확대’를 첫 번째 대안으로 꼽았다. 응답자 중 상당수 교수(25.3%)와 인사 담당 임원(25%)은 ‘교양 수업을 대폭 줄이는 대신 기초 교육 강화’를 택했다. 교수 응답자 가운데 12.7%는 ‘이공계 대학 과정 5년 확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대입 제도를 다양화하는 노력?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고교생이 대학의 수학·과학 과목을 미리 듣고(대학 과목 선이수제도·advanced placement) 이 결과를 입시에 반영하는 제도 도입을 대안으로 꼽았다. 50대 기업 조사에서 가장 많은 30.9%의 응답자가 ‘AP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공학한림원 응답자의 27.3%, 교수의 26.7%도 AP 도입을 지지했다. 대학이 자유롭게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본고사 허용’을 꼽은 응답자도 많았다. 공학한림원 응답자의 36.4%, 교수의 28.2%가 본고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부도 대학의 학생 선발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수능이 안정적 난이도를 유지한다는 전제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자율권을 갖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대학과목 先이수제(AP)

advanced placement. 대학 과정을 고등학교에서 미리 듣는 제도를 뜻한다.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감안해 선택할 수 있다. 1955년 AP가 처음 시작된 미국에서는 대학이 고교생이 이수한 AP 학점을 인정하며, 입시에도 이를 반영한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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