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친위대 자원 입대' 고백 논란도
[ 박상익 기자 ] 199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독일 소설가 귄터 그라스가 숨졌다고 귄터그라스재단이 13일 밝혔다. 향년 87세.
1927년 단치히(현 폴란드 그다니스크)에서 태어난 그라스는 17세 때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다쳐서 미군 포로가 됐다. 전쟁이 끝나고 1952년 베를린의 미술학교에 입학해 조각가 수업을 받았다. 그때부터 시를 썼던 그라스는 이후 4년 동안 프랑스 파리에서 조각과 그래픽 활동을 하며 소설을 썼다.
1959년 ‘양철북’을 발표한 그는 단숨에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고 이 작품은 그를 노벨상 수상자로 만들었다. ‘양철북’은 1920~1950년대 독일 사회상을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주인공 오스카 마체라트는 세 살 때 일부러 계단에서 떨어져 자라는 것을 멈추기로 하고 양철북을 잡는다. 마체라트가 1952년 요양소에 들어가 자신의 기억을 ‘우물 안 개구리’ 시점으로 회상하는 것이 작품의 뼈대다. 스웨덴 한림원은 “인간들이 떨쳐버리고 싶었던 거짓말, 희생자와 패자 같은 잊힌 역사의 얼굴을 블랙 유머 가득한 동화로 잘 그려냈다”며 노벨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라스는 1960년 독일사회민주당에 가입하며 핵무기에 반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가담해 ‘비판적 지성’으로 불렸다. 빌리 브란트 총리 재선을 위한 시민운동을 이끌기도 했으며 헬무트 콜 낙선 운동에도 적극 가담했다. 그는 “세계대전 당시 징집된 것이 아니라 나치 친위대(SS)에 자원 입대했다”고 고백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달팽이의 일기’ ‘텔그테에서의 만남’ ‘암쥐’ ‘무당개구리의 울음’ 등이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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