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 오른 8명 관련 자금 흐름 추적 나서
[ 배석준 기자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선자금으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경남기업 의혹 관련 특별수사팀’의 문무일 팀장(대전지검장)은 13일 팀을 꾸린 뒤 처음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자금 수사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런(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전혀 제한 없이 자료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팀장은 이어 “수사 대상과 범위를 한정짓고 있지 않다”며 “수사 대상으로 나오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는 성 전 회장 리스트에 오른 8명의 정치인뿐만 아니라 2007년 2012년 대선자금과 관련이 있는 정치권 인사들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 전 회장은 자살 직전 쓴 메모와 언론 인터뷰에서 옛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전후한 시점인 2006~2007년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각각 10만달러와 7억원을 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또 2011년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자금으로 1억원을, 2012년 대선 새누리당 조직총괄본부장이던 홍문종 국회의원에게 대선 자금으로 2억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문무일 특별수사팀장 "수사 대상·범위 한정짓지 않겠다"
3억원을 받은 것으로 리스트에 오른 유정복 인천시장도 2012년 대선 캠프에서 중책을 맡았다.
대선자금이 검찰 수사에 포함될 경우 야권도 사정권에 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경남기업 접대비가 2005년 7억6300여만원이었으나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10억300만원과 10억85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성 전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5년 5월과 2007년 12월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것이 로비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팀 구성을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수사팀은 문 팀장을 비롯해 부팀장인 구본선 대구서부지청장, 김석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과 특수1~3부 평검사 7명, 수사관 10명 등으로 구성됐다. 수사팀은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명에 대한 조사 방식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문 팀장은 “(8명에 대해)소환 조사할 것인지 서면으로 조사할 것인지 등 조사 방식은 수사 내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이날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의 필적을 감식한 결과 성 전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했다. 성 전 회장의 휴대폰에 대한 분석 결과도 넘겨받아 조사하고 있다. 문 팀장은 “아직 누구를 먼저 수사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일체의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여권 핵심 인사 8명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정황을 담은 성 전 회장의 메모와 연관이 있는 자금 흐름을 찾아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수1부는 2006년부터 2013년 5월까지 경남기업이 관계사들과의 거래대금 조작 등을 통해 250억원가량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을 적발했다. 특별수사팀은 용처가 불분명한 현금성 자금이 성완종 리스트 속 인사들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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