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가 세운 18언더파 최소타 우승 기록과 타이
작년 막판 충격 역전패 '보약'…흔들림 없는 멘탈
[ 이관우 기자 ] 반전은 없었다. 선배 타이거 우즈(40·미국)는 완전히 부활하지 못했고, 경쟁자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의 퍼팅도 자꾸만 홀컵을 스쳤다. 2011년 매킬로이처럼 4타 차로 앞서다 80타를 치며 스스로 무너지는 ‘유리 멘탈’도 없었다. 2015년 미국 PGA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토너먼트를 제패한 조던 스피스(22·미국) 얘기다.
그는 ‘냉혈하다(cold-blooded)’는 현지 언론의 평이 나올 만큼 흔들림 없는 경기로 ‘골프 명인’들을 압도했다. 13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다. 스피스는 대회 최종일인 이날 2타를 더 줄이며 최종합계 18언더파로 생애 첫 PGA 메이저대회 챔피언이 됐다.
◆킬러 본능에 거장의 노련미까지
스피스가 시작하고 스피스가 끝냈다.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한 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와이어 투 와이 ?우승은 1976년 레이먼드 플로이드(73·미국)가 기록한 이후 39년 만이다. 그는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는 한 주였다. 오늘은 최고의 날”이라며 우승을 자축했다. 그의 성적은 1997년 우즈의 사상 최저타(18언더파) 우승 기록과 같다. 스피스는 우승 상금으로 180만달러(약 19억8000만원)를 받았다.
지난해 처음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버바 왓슨(37·미국)에게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게 약이 됐다. 그는 “아쉬움이 너무 커 지난 한 해 동안 절치부심했다”고 말했다. 스피스는 당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최종라운드에서 장타자 왓슨의 공격적 플레이에 덜미를 잡혀 공동 2위에 머물렀다.
마스터스를 여섯 차례 제패한 잭 니클라우스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4라운드를 큰 부침 없이 유지한다는 건 믿어지지 않는 경기력”이라며 “자신을 제대로 통제할 줄 아는 그는 멘탈이 강한 사람일 것”이라고 칭찬했다.
◆텍사스대 선배 크렌쇼 특별과외
그의 샷은 기술적인 면에서 매력적인 편이 아니다. 화려하고 폭발적인 우즈나 정석 스윙을 구사하는 저스틴 로즈(35·영국)와 달리 다소 촌스럽다는 평이 많다. 백스윙 때 왼쪽 팔꿈치가 굽혀지고, 피니시에서 오른쪽 무릎이 왼쪽 무릎에 붙지 않는 등 어정쩡한 자세가 나온다. 아마추어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슬라이스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생해 숲 속에서 여러 차례 세컨드 샷을 치기도 했다. 마지막 라운드 18번홀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하마터면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칠 뻔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많은 PGA 전문가는 그에 대해 ‘밸런스(균형)’가 완벽하게 잡힌 스윙을 한다고 평가한다. 미국 골프채널은 “하나씩 뜯어보면 특별히 잘하는 것 같지 않지만, 스윙 리듬과 궤도가 항상 일정한 게 특징”이라고 했다. 스윙도 간결해 잔실수는 있어도 큰 실수가 없다는 것이 장점 중 하나. 장활영 프로(SBS 해설위원)는 “무리하지 않는 스윙인 만큼 롱런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퍼팅은 발군이다. 그린에 공을 올렸을 경우 퍼팅 수가 4라운드 평균 1.50에 불과하다. 2위인 로즈(1.61), 미켈슨(1.58)은 물론 세계랭킹 1위 매킬로이(1.64)나 ‘골프 황제’ 우즈(1.58) 등을 넘어선다. 그는 대회 출전에 앞서 퍼팅의 달인이자 텍사스대 선배인 벤 크렌쇼(64·미국)로부터 마스터스 그린에 대해 특별과외를 받았다. 크렌쇼는 마지막날에도 스피스에게 문자를 보내 “끝까지 인내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크렌쇼를 포함한 13번째 텍사스 출신 마스터스 우승자가 됐다. 세계랭킹도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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