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이완구 관계, 양 측 주장 서로 엇갈려

입력 2015-04-14 10:11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2013년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현금 3000만원을 건넸다는 주장이 14일 경향신문에 의해 보도되면서 성 전 회장과 이 총리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검찰수사를 받다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 전 회장은 자신의 옷 속에 정치인 8명에게 전방위로 금품을 뿌린 사실을 적은 메모를 남겼고 이 메모에 이 총리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이 총리는 1950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났고, 1년 뒤인 1951년에 출생한 성 전 회장은 충남 서산이 고향으로 같은 충청도 출신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친분의 정도에 있어서는 이 총리 측과 성 전 회장 측의 말이 엇갈린다.

우선 이 총리 측은 "개인적 인연이 없다. 전혀 친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총리실은 지난 10일 "이 총리와 성 회장은 19대 국회 다시 1년 동안 함께 의정 활동을 한 것 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리 측은 또한 성 전 회장이 주도해 만든 충청출신 정·재·언론계 인사들의 모임인 '충청포럼'에 이 총리가 가입하지 않은 데다 이 총리가 충남지사 재직시 경남기업이 태안군 안면도 개발사업 입찰에서 탈락하자 소송을 낸 사실까지 거론하며 오히려 불편한 사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을 두루 아는 정치권 인사 일부는 "이 祺??성 전 회장을 썩 안 좋아했던 것은 맞다. 성 전 회장이랑 가깝지 않다는 표현을 가끔 썼다", "이 총리가 '요새도 성 (전) 의원이 나한테 전화와. 불편해 죽겠어'라는 말을 하곤 했다" 등의 전언을 내놓아 이 총리 측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반면 성 전 회장과 가까운 사람들은 "자신(이 총리)이 어려울 때는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이 많다"고 두 사람 간의 친분을 강조하고 있다.

두 사람이 자민련 시절부터 잘 알던 사이였고, 특히 지난 2월 이 총리의 인사청문회 당시 여론이 악화하자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에게 충청포럼을 통해 지역 민심을 반전시켜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인준이 어려워질 것 같아 성 회장을 중심으로 충청포럼이 나서서 (충청 지역에) 수천 장의 (지지) 플래카드를 건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따지며 두 사람의 인연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은 사망 직전 인터뷰에서 "당해야 할 사람이, 사정하겠다고 소리지르고 있는 사람이 이완구와 같은 사람, 사실 사정대상 1호", "이완구 작품이다. 이완구와 청와대 작품이다", "솔직히 청와대하고 이완구하고 짝짜꿍해서 하는 것 아닌가" 등으로 이 총리를 수차례 거론하며 자신과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권 차원의 기획사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성 전 회장은 특히 이 총리와의 관계에 대해 "옛날에는 좀 그랬었지만(별로 안좋았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데… 갑자기 그렇게 하네요. 뻔히 보면 그 양반은 너무 욕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은 "(총리가) 최근 성 회장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총리의 담화가 관련 있는 것 아니냐고 오해를 하고 있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전해들었으며, 이에 검찰 수사가 총리 취임 이전부터 진행돼 온 것이라고 주변에 답변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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