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4일 아이오와주에서 대선 대장정의 첫 유세 테이프를 끊었다.
아이오와주는 역대로 대선이 치러지는 해 1월에 민주·공화 양당이 코커스(당원대회)를 개최해 후보 경선의 첫 포문을 여는 곳으로, 전국적인 대선 표심에 큰 영향을 줘 '대선 풍향계'로 불린다.
아이오와 주는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오바마 대통령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곳이다. 클린턴 전 장관이 이곳을 첫 유세지로 고른 데는 이전의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아이오와 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서민 중시 전략을 보였다. 대선 출마 첫 일성인 '중산층의 챔피언'(대변자)을 위해 뉴욕에서 1600㎞나 되는 거리를 비행기가 아닌 '스쿠비'라는 별칭이 붙은 GMC 밴을 타고 이동했다. 중간중간에 일반인처럼 주유소에도 들리고 식당에도 직접 들러 음식을 주문했다.
미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 언론은 클린턴 전 장관이 보통 사람처럼 줄을 서서 음식을 주문하고 식사를 했지만, 식당 안에 있던 사람들 대다수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두 명의 보좌진과 경호 인력을 대동하고 이동하던 클린턴 전 장관은 전날 오하이오 주 톨레도 외곽의 소도시 모미의 멕시코 요리 전문 패스트 푸드점인 치폴레에서 점심을 때우기로 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밝은 분홍색 셔츠에 선글라스를 낀 클린턴 전 장관은 식당 점원에게 접시에 담아서 먹는 치킨 브리토를 주문하고 나서 직접 음식을 식탁에 나르기도 했다.
그러나 점원, 매장 지배인, 식당 손님 등은 이 손님이 장차 미국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동선 취재 경쟁에 불이 붙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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