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커피] 낭만 한 스푼…여유 한 모금…위로 한 잔…지금, 커피의 시간

입력 2015-04-15 07:10   수정 2015-04-17 17:02

[ 강진규 기자 ]
전국 어디를 가도 커피전문점이 없는 곳은 없다. 대학가와 주요 상권이 아닌 이면도로나 주택가, 심지어 시골길에도 커피전문점이 자리하고 있다. 나른한 오후 직장 휴게실에서 달콤한 커피믹스를 한잔 타 먹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커피공화국 대한민국’이라 불려도 그리 과장은 아닐 듯싶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볶지 않은 커피 원두(생두) 수입량은 12만5388t에 달했다. 2013년 대비 17.8% 증가했다. 사상 최대 수입을 기록한 2011년(11만5548t)보다 많은 양이다.

에스프레소 샷 한 잔에 사용되는 원두가 10g인 것을 감안하면 1년에 125억3880만잔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20세 이상 인구가 커피를 주로 마신다고 봤을 때 국민 1인당 연평균 커피 소비량은 약 307잔이다. 음료 등 제품 형태로 소비하는 것과 볶아 수입하는 원두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소비량은 더욱 늘어난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주당 커피 섭취량 통계(2013년)에서 커피는 한국인의 주식인 김치와 쌀밥을 넘어섰다. 조사 대상자들은 1주일에 평균 12.3회 커피를 마신다고 응답했다. 배추김치는 11.8회, 쌀밥은 7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수요 급증과 커피전문점의 확대는 고용구조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커피전문점을 포함한 비(非)알코올 음료업 종사자는 2006년 5만6020명에서 2013년에는 13만4686명으로 140% 늘어났다. 수입하는 커피(생두 기준)는 지난해 기준으로 베트남산이 25.8%로 가장 많았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이 뜨거워지면서 커피업체들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주요 커피전문점은 매장 수를 크게 늘렸다. 이디야는 최근 1500호점을 열었다. 지난해 379개 매장을 연 데 이어 올해도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이면 2000호점을 돌파할 것으로 이디야는 내다보고 있다.

스타벅스는 직영점 전략을 앞세워 매출을 끌어올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 매출은 6170억원으로 2013년 4821억원에 비해 27.9%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가맹사업을 하지 않아 매장 수에서는 이디야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등보다 규모가 작지만 매장 판매액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돼 매출과 이익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페베네는 중국과 미국 등에서 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업계 최초로 카자흐스탄에 매장을 열었다. 투썸플레이스는 본사인 CJ푸드빌의 외식 매장과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커피믹스 업체들은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커피믹스 매출이 소폭 줄어든 대신 즉석 원두커피 등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카누는 이 같은 커피믹스 업체들의 전략이 그대로 드러난 제품이? 카누는 미니 사이즈 제품과 디카페인 제품을 최근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커피음료 시장도 뜨고 있다. 우유업계 라이벌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각각 카페라떼와 프렌치카페를 앞세워 경쟁하고 있다. 코카콜라에서 만드는 조지아커피는 최근 PPL(방송 프로그램의 소품으로 활용해 상품을 노출시키는 광고) 등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칸타타 커피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커피 시장이 커지자 제과회사들도 커피에 어울리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리온은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후레쉬베리’ ‘닥터유 다이제’ 등을 ‘티타임 삼총사’로 내세웠다. 농심은 달콤한 스낵인 ‘통밀콘’을 커피와 어울리는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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