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년] 바닷길 축제 성황…진도 경제 '기지개'

입력 2015-04-15 22:27  

관광객 늘고 대형행사 줄이어
팽목항엔 문닫는 식당 많아



[ 최성국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 후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던 전남 진도지역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고 여파로 발길을 뚝 끊었던 관광객이 돌아오고 식당과 유흥업소 등이 밀집한 읍내 상가에도 소비가 살아나면서 점차 예전의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사고 후 진도는 섬 전체가 한동안 성장을 멈췄다. 그중에서도 지역경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읍내 거리는 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인적이 끊겨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난달 20일부터 4일간 열린 ‘제37회 신비의 바닷길 축제’는 분위기 반전의 신호탄이 됐다. 축제는 당초 세월호 참사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황이었다. 이번에 다녀간 관광객은 61만명으로 사고 이전에 열린 지난해 행사 때보다 3만명가량 늘었다. 입장권 수입으로만 5억9000여만원을 올렸다. 여기에 고무된 진도군은 올해 관광객 55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대대적인 관광지 정비에 나섰다.

27~30일 진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전남체전도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이번 체전으로 선수 등 2만명 이상이 진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5월에는 전남국악제 등 대형 행사가 줄줄이 이어진다.

하지만 예전 수준의 회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지역민들의 대체적인 여론이다. 진도읍 교동리 홍가네해장국집을 운영하는 홍용문 사장은 “사고 직후 아예 장사를 하지 못한 지난해에 비해 손님이 늘어난 것은 다행”이라며 “하루 매출 150만원을 올리던 이전과 비교하면 회복 수준은 아직 50% 정도”라고 말했다. 진도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읍내 13개 학원 중 지난해 문 닫은 학원이 4곳”이라며 “이는 지난해 피폐한 지역경제의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예”라고 소개했다.

유가족 임시 거주지가 있는 임회면 팽목항의 경제는 초토화 수준이다. 항구 어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향미 씨는 “팽목항 인근에 있던 낚시점, 횟집, 식당 등 가게 10여개 중 현재 영업하고 있는 곳은 식당 등 2~3곳 정도”라며 “매상은 사고 전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허은무 진도군 세월호수습지원과장은 “사고 이후 진도 군민의 누적 피해액은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과 팽목~조도 간 연도교 등 주민 숙원사업에 대해 정부에 지원 요청을 해놓았고 지역 농수산물 외지 직거래장터 개설,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도=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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