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행장의 '농구 경영'

입력 2015-04-17 07:00  

Cover Story - 우리은행

"3연패한 女프로농구단처럼 은행도 '1등 DNA' 갖춰라"



[ 이태명 기자 ] 지난달 27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는 우리은행 임직원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팀 한새농구단이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국민은행을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 우리은행팀은 3년 연속으로 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임원 대부분은 이 자리에서 선수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특히 이 행장 얼굴엔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작년 12월 취임 후 농구단에 큰 애정을 쏟아왔다. 강원 춘천시에서 열리는 정규리그 홈 경기에 빠짐없이 참석해 응원한 데 이어 춘천과 청주를 오가며 열린 챔피언결정전 네 경기도 모두 지켜봤을 정도다.

이 행장의 농구 사랑은 경영철학과 관련이 깊다. 그는 취임 이후 줄곧 ‘강한 은행’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24·365 혁신 프로젝트’도 선포했다.

민영화 달성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은행이 되도록 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노력하자는 게 프로젝트 취지다. 임직원 모두가 맡은 업무에서 최선을 다해 ‘1등 DNA’를 갖자는 의미다.

그런 이 행장의 경영철학을 가장 잘 실천한 게 농구단이다.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은행 농구단은 만년 꼴찌였다. 그랬던 농구단은 이후 3년 연속 우승이란 스토리를 썼다. 경쟁팀들과 달리 전력보강 없이 기본기와 기초체력을 탄탄히 다져 이뤄낸 결과였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이 다른 팀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건 아니지만 각자 포지션에서 제 몫을 다하는 끈끈한 조직력이 우승 비결이었다.

이 행장도 여자농구단의 우승을 축하하며 임직원들에게 “1등 DNA는 타고나거나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비시즌 동안 쉬지 않고 남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해야 얻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1000여개 영업점, 1만5000여명의 직원들이 각자 역할에 충실하고 책임을 다할 때 우리은행이 ‘강한 은행’ ‘1등 은행’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경영목표 달성 전략도 농구단을 벤치마크해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1쿼터에 몸풀기를 한 뒤 2·3쿼터에 점수 차를 확 벌리고 4쿼터에 여유 있는 마무리를 하는 농구단의 경기 스타일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연간 사업목표의 70%를 이루고 3분기에 사업목표 100%를 달성하자는 얘기다. 경쟁은행들보다 한 발짝 빨리 움직여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경영은 벌써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 저금리·저수익 구조에서 우리은행은 총수신을 2조5000억원, 총대출을 5조2000억원가량 각각 늘렸다. 주요 은행 중 최고 수준의 영업실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의 경영방침은 은행 영업을 비롯해 핀테크(금융+기술) 등 모든 영역에서 남들보다 앞서 금융산업을 선도해야 한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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