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이달 12일 북한 평양에서 개최된 국제마라톤대회 참가기를 16일 보도했다. 대회에 직접 참가한 NYT의 스포츠 담당 기자인 주레 롱맨(60)은 “마라톤 코스를 벗어날 순 없었지만 마라톤을 완주하는 동안 경호원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평양 국제마라톤대회에는 30개국 650여명의 외국인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김일성의 생일인 4월15일을 기념해 열렸던다.
롱맨은 이른 아침부터 북한 김일성 경기장의 전 좌석이 사람들로 가득했으며 예행연습이라도 한 듯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롱맨은 “복장 검사를 세밀하게 했는데 미국 한국 일본의 국기가 그려진 것은 금지 됐고, 제조사의 로고가 두드러져도 안됐다” 며 “지난해 한 참가자는 이를 위반해 청바지를 입고 뛰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마라톤 대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동식 화장실이 평양 마라톤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화장실을 가기 위해 도로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동해야 됐다고 설명했다.
대회 사진 촬영은 금지됐다. 하지만 카메라를 빼앗거나 사진이 찍히는 것에 대해 거부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는 마라톤 구간에 서있는 북한 시민들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군인들은 마라톤 선수들에게 손을 흔들거나 하이파이브를 했다. 파란색 체육복에 빨간 스카프를 하고 있던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선수들과 악수를 하고 영어로 “만나서 반갑습니다” “북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름이 무엇인가요”라며 선수들에게 말을 건냈다.
네덜란드 출신의 마라톤 선수 행크 마넨은 마라톤 도중 한 젊은 여성이 자신에게 키스를 보내는 듯한 몸짓을 취해 깜짝 놀랬으나 자신 역시 키스를 보내는 제스처로 화답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이탈리아 외교관을 지내고 있는 필리포 니코시아는 “북한이 이번 마라톤을 통해 외국인들에게 어느 정도 개방을 했다고 해서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필리포는 이어 “북한의 이같은 개방은 우리에게 그들이 변화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만을 가져올 뿐 북한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임지혜 한경닷컴 인턴기자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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