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나라에 1만여명 파견…단원 선발, 7전8기 지원자도
100기 단원 한화숙 씨
딸이 중간에 접었던 꿈 20여년 만에 이루겠다
[ 이미아 기자 ]
“이 순간을 20년 가까이 기다렸어요. 우리 딸이 중간에 접었던 꿈을 제가 꼭 다시 이룰 거예요.”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해외봉사단 ‘월드프렌즈 코이카봉사단’ 제100기인 한화숙 씨(56·한국어교육 담당·사진)는 발단식 이틀 전인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씨의 큰딸은 1997년 태권도 교육을 위해 코이카봉사단 38기로 선발돼 카자흐스탄으로 떠났다가 건강 악화로 1년 만에 돌아왔다. 그는 “딸이 아니었다면 KOICA가 뭔지도 몰랐을 것”이라며 “필리핀에서 한국어를 열심히 가르치고 타갈로그어도 배워 나중에 돌아와 다문화가정에 한국어를 전파하겠다”고 덧붙였다.
KOICA의 해외봉사단 파견이 100번째를 맞았다. 1990년 처음 4개국에 44명의 봉사단을 보낸 지 25년 만이다. 17일 강원 영월군 월드프렌즈 영월교육원에서 발단식을 연 제100기 월드프렌즈 코이카봉사단 44명은 약 한 달 뒤 필리핀과 몽골, 세네갈, 에콰도르 등 12개국에 파견돼 앞으로 2년간 20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게 된다.
KOICA 해외봉사단 1기 구성 때만 해도 일반인들은 KOICA 이름조차 잘 몰랐다. 낯선 이국땅에서 홀로 2년 동안 지내야 한다는 것도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KOICA 해외봉사단의 활약이 외부에 알려지고, 자신의 전공을 살려 보람된 일을 하고 경력도 쌓고 싶다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3년 봉사단원 1만명을 넘어섰고, 현재까지 100기를 포함한 단원 수는 1만365명에 달한다. 단원에 선발되기 위해 재수, 삼수는 기본이고 7전8기도 마다치 않는 지원자도 있다. 2012년 12월 62세였던 해외봉사단 나이 제한을 폐지한 뒤 2013년 4월엔 고희를 넘은 최고령 단원(권오학 씨·73)도 나왔다.
KOICA 해외봉사단은 현재 60개국 50여개 직종에 매년 평균 1000여명을 파견 중이다. 만 20세 이상 한국 국민이면 지원할 수 있다. 서류 전형과 필기 및 면접, 신체검사를 거쳐 파견 전 약 5주간 합숙 교육을 받는다.
지원 요건에 따라 일반 단원과 시니어단원, 국제협력봉사요원, 중장기자문단 등으로 구분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KOICA 중장기자문단 일원으로 2013년 11월부터 페루에서 6개월,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르완다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김영목 KOICA 이사장은 “이번 100기 봉사단은 100이란 숫자의 상징성과 더불어 영월교육원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며 “정부 파견 봉사단원 교육의 질적, 양적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 杉?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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